2022. 5. 27. 08:00ㆍ후기/방문 후기
다시 찾은 세운상가
을지로에 밥을 먹으려 가는 길에 세운상가를 경유해서 갔다. 평소 건축에 관심이 많은 터라 온라인에서 사진으로만 보던 세운상가를 직접 보니 감회가 남달랐다. 국내 최초의 주상복합 아파트답게 건물 외관은 많이 낡았다. 어떻게 보면 1968년도에 지어진 건물이 지금도 굳건한 걸 보면 당시 최고의 기술로 지은 게 아닐까 싶었다. 사진으로만 보던 상가에는 공중 보행로가 없었는데 이번에 가보니 에스컬레이터와 엘리베이터까지 설치되어 있었다.
세운상가부터 청계, 대림, 인현, 진양상가로 연결되는 보행데크 덕분에 경유하는 길이 심심하지 않았다. 공중 보행교를 걸으며 마치 뉴욕 한복판에 있는 느낌이 들었다. 뉴욕에 하이라인 파크(The High Line)라 불리는 공원이 있는데 이와 비슷했다. 다만 다른 점이 있다면 하이라인 파크는 화물철도 노선 자리에 꽃과 나무를 심어 공원을 만들었다면 이 사례는 그냥 상가의 연결과 보도만 존재했다. 그래도 탁 트인 공간과 그 사이로 보이는 청계천이 인상적이었다.
실제로 국내에 하이라인파크를 벤치마크 하여 적용한 사례가 있다. 서울역 고가 도로를 공원으로 바꾼 서울로 7017이 있다. 이곳도 직접 방문을 한 적이 있다. 두 곳을 다 가봤지만 개인적으로 세운상가의 공중 보행교가 좀 더 실용적이며 하이라인 파크에 더 가깝다고 느껴졌다. 서울로 7017은 꽃과 나무가 거의 보이지 않고 회색빛의 콘크리트만 무성하다. 뿐만 아니라 보행로의 폭도 좁으며 시각적인 볼거리가 훨씬 적다.
2022년 5월 10일부로 청와대가 민간에게 전면적으로 개방되면서 세운상가도 함께 관광특수를 노려볼만하지 않을까 싶다. 청와대를 시작으로 경복궁, 인사동, 익선동을 지나 을지로와 종로를 구경하고 저녁에는 명동으로 넘어가 밤에는 남산타워에서 일정을 마치는 관광루트가 내국인과 외국인 모두에게 매력적이라 생각한다. 해외에서 손님이 오거나 먼 타지에서 친구가 오는 경우 서울구경을 요청하면 꼭 이 근방으로 다닌다. 과거의 한국과 현대의 한국을 모두 아우르는 지역이라 그렇다. 지금처럼 정비와 개발이 유지된다면 대한민국의 근현대 모습이 조화롭게 어울리는 명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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