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5. 9. 11:00ㆍ내 생각/수필
취업 빙하기
생각보다 더 취업의 문턱이 높다. 주위를 둘러보면 전문직 학과를 나온 극소수의 친구들을 제외하곤 모두 구직 준비에 여념이 없다. 스펙을 쌓으랴 알바를 하랴 다들 정신이 없다. 그중 나도 하나다. 미디어 매체를 통해서 늘 구직 단념자가 늘거나 취준 기간이 보통 1년을 넘어간다고 봤을 땐 왜 그러나 싶었다. 취업이라는 막상 내게 닥쳐보니 이제야 알겠다. 내 나름의 그럴싸한 계획들이 있었는데 마이크 타이슨의 말처럼 처맞기 전까진 모르는 일이었다. 지금처럼 발버둥 친다면야 어떤 일이든 생길 것이다.
취업을 준비하며 문득 미국의 극장판 애니메이션 아이스에이지가 떠올랐다. 제목 그대로 빙하기 속에서 생존하기 위해 몸부림치는 동물들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다. 가장 인상 깊은 캐릭터는 단언컨대 도토리 때문에 계속해서 사고를 치는 날다람쥐 캐릭터 스크랫(Scrat)이다. 녀석은 도토리를 먹기 위해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온갖 방법을 사용한다. 작중 캐릭터의 모습을 보며 취업 빙하기 속에서 직장이라는 도토리를 쫓아다니는 내 모습이 오버랩되었다. 스크랫은 끝내 원하는 도토리를 얻지 못하고 자연사하게 되는데 이런 건 닮고 싶지 않다.
아마도 앞으로 5년에서 10년 뒤에는 지금보다 취업하기 수월하리라 생각한다. 누구나 다 알고 있듯 줄어드는 인구수 때문이다. 올해 구직단념자는 약 63만 명가량이고 그중 절반이 2030 세대이다. 단군이래 역대 최대의 수를 자랑한다. 내가 수능을 볼 때도 수능생 80만 명가량으로 역대 최고였는데 이와 거의 맞먹는다. 취업할 사람은 하고 남은 사람을 생각하면 얼추 맞을지 모르겠다. 지금이야 구직 자원들이 넘쳐흘러 기업에서 엄청 가려 받지만 다가오는 인구 절벽으로 우리나라도 일본처럼 회사에서 돈을 주고 면접을 보게 하는 날이 오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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