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축구회에 가다

2022. 9. 21. 08:00내 생각/수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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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기축구회 방문

      각자의 사정이 생기며 더 이상 동네 친구들과 공을 차기 어려워졌다. 둘이서라도 간간히 차던 친구녀석도 결혼을 하고 타지로 내려갔다. 축구에 대한 열의가 아직 남아 있었기에 어떻게 하면 축구를 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 다른 친구와 고민거리를 얘기하니 나더러 조기축구회에 나가보는게 어떻겠냐고 말을 남겼다. 그러던 와중 집앞 초등학교에 걸려 있던 조기 축구회 모집 현수막을 발견했다.

      현수막이 적힌 번호로 연락을 했는데 부재중이라 대신 문자를 남겼다. 당일 언제였는지 모르지만 총무님이 전화를 주셔서 조기 축구회 위치와 장소를 알려주셨다. 당일이 되길 기다리며 들뜬 마음을 가라 앉히기 위해 운동장에서 이래저래 혼자 연습을 했다. 모이는 장소와 집까지의 거리는 짧았지만 교통편이 워낙 좋지 않았다. 처음엔 택시를 타고 가려고 했으나 부모님이 태워주셔서 차를 타고 다녀왔다.

      축구장에 도착하니 이른 아침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엄청났다 축구에 대한 열이가 넘치는 사람들이 참 많구나 싶었다. 조금만 기다리면 된다던 총무님의 말과는 달리 대기만 거의 2시간을 했다. 몸에 힘이 빠질려고 하던 찰나에 우리팀 차례가 왔다. 관중석 쪽에서 아버지가 보고 계셨기에 약간은 긴장한 채로 들어갔다. 꼭 골을 넣었으면 하는 다짐과 함께 열심히 경기장을 뛰어 다녔다.

      풋살만 하다가 풀코트 경기장을 뛰려니 생각보다 힘들었다. 푹푹찌는 8월의 날씨도 한 몫 했다. 오랜만에 해서 그런지 전진패스는 생각한 것처럼 나가지 못했다. 나름 자신있던 롱패스는 잘나가서 기분이 좋았다. 우측에서 뛰며 반대쪽 전환패스를 자주했다. 그러던중 코너킥 찬스가 생겼다. 우리팀 키커가 올린 코너킥은 예리한 헤딩까지 맞았으나 상대팀 키퍼 손끝에 걸렸다. 마침 내쪽으로 팅겨져 나온 공을 침착하게 왼발로 밀어 넣어 마무리 했다.

      첫 경기에서 데뷔골을 만들었다. 축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꿈꾸는 상황이다. 그런 일이 내게도 찾아왔다. 전반전은 전부 뛰고 후반에는 교체 되어 또 하염없이 기다렸다. 1시간 뒤쯤 2경기를 했는데 1경기 팀보다 잘해서 경기 내내 정신없이 뛰어 다녔다. 터치라인에서는 어른들이 담배를 피며 계속 잔소리를 했다. 여간 신경 쓰여서 부담스러웠다. 그렇게 경기는 0대 3으로 완패했다.

      경기가 모두 끝나자 축구팀 어른들은 옆에 쌓아둔 소주상자들을 옮기며 점시을 제안했다. 내가 가장 어렸기에 가면 어떤일이 생길지는 불보듯 뻔했다. 일정이 있다며 제안을 거절했다. 담배를 계속 피우는 어른들 사이에서 너무 힘들었다. 앞에서 돌아가며 쉬지않고 담배플 테우는데 머리가 아플 지경이였다. 복합적으로 봤을때 조기축구회에 공식적으로 다니면 축구는 못하고 복잡해질 것 같아서 당일만 다녀왔다. 생각한 것과 너무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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