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 증후군

2022. 9. 13. 18:00내 생각/수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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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휴 증후군

      몇년 만에 찾아온 추석 장기 연휴가 끝났다. 지난주 내내 텅텅 비어 있던 사무실도 사람들로 북적일만큼 가득찼다. 앉아 있는 사람들을 보면 아직도 연휴의 여파가 채 가지 않았는지 휴대폰을 응시하고 있다. 낯빛을 보니 누가 명절에 내려 갔다 왔는지 아는지 쉽게 파악 되었다. 얼굴이 밝은 사람은 원하는 연휴를 즐겼고 아닌 사람은 명절 동안 일을 하고 온것 같다. 오래 쉬다가 다시 출근했지만 오전 시간은 나름 평화롭게 지나갔다. 점심시간 이후에야 갑작스레 일이 찾아왔다. 다들 모니터 앞에서 굳은 표정으로 손가락만 바삐 움직였다. 적막 가득한 사무실에서 간간히 업무 전화하는 소리만 들릴뿐 고요했다. 문서를 처리 하면서 지난 연휴 기간 동안 쉬며 들뜬 기분을 달래기 심히 어려웠다.

      생전 처음으로 명절 연휴 기간동안 오롯이 집에서 보냈다. 수능, 군대, 코로나 때문에 내려가지 않은 적은 있으나 자의적으로 가지 않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춘기 시절에는 어른들의 잔소리 때문에 명절에 내려가길 참 싫어했다. 안가면 마치 다음날 죽을 것처럼 부모님이 늘 말씀하셨다. 막상 겪어보니 일탈하는 기분이 들었다. 연휴기간 동안 우선 집에서 뒹굴 거리며 그 동안 못잤던, 부족했던 잠을 몰아서 잤다. 거실에 있는 소파와 물아일체가 되어 넷플릭스 『수리남』 드라마를 몰아봤다. 긴 연휴기간 동안 집에만 있기에는 몸이 근질 거려서 3년만에 만난 친구도 있었다. 날씨도 그 동안의 추석과 달리 선선해서 실내든 실외에 있든 너무 좋았다.

      윙윙 거리는 소리 때문에 새벽에 잠깐 잠에서 깼다. 소리의 근원지를 듣고 어림 짐작하여 두 손뼉을 쳤다. 어둠 속에 적응된 눈으로 손바닥을 살펴보니 모기가 죽어 있었다. 녀석이 어둠 속에서 나한테 잡힐 정도라니, 여름은 확실히 끝난거 같고 이젠 정말 가을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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