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3. 11. 08:00ㆍ내 생각/수필
전통시장 살리기 과연?
우리나라 사람들은 유난히 전통이란 단어에 집착한다. 옆 나라처럼 우리의 문화를 자의적으로 파괴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모습을 보이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조심스레 예측하건대 일제강점기 독립 직후 겪은 625 전쟁으로 흔히 전통으로 부를만한 것들이 많이 파괴되어서 그런 게 아닐까 싶다. 이제는 공식적으로 선진국 반열에 오르게 되면서 먹고살만해지니 과거보다 더 전통을 찾기 위해 노력한다. 전통을 보존하기 위한 사업 중 하나가 전통시장 살리기라 본다.
전통시장을 살리기 위해서 다양한 방법이 있겠지만 우린 유난히 대기업에게 제약을 걸거나 상인들에게 소소한 금액을 쥐어준다. 과연 이런 방편들이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 전통시장에 사람들이 올 수 있도록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는지 의문이다. 대형마트들이 격주로 주말마다 쉰다고 해서 소비자들이 평소 방문하지 않던 재래시장에 방문할까? 전혀 아니다. 우리 집안만 하더라도 주변 비위생적인 환경과 잦은 속임수로 재래시장보다는 대형마트를 선호하고 자주 방문한다. 상인들과의 눈치 싸움에 지쳤다. 굳이 간다면 여행 삼아 간 곳의 재래시장을 간다.
옆나라 일본의 한적한 마을에 위치한 토레토레이치바(とれとれ市場) 수산시장에 방문했다가 놀란적이 있다. 처음엔 일본인 친구가 수산시장에 방문하자길래 부산에 있는 자갈치 시장보다 못하리라 예상하고 들렀는데 내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백화점처럼 되어 있는 수산시장의 환경을 보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모든 생선들이 백화점에 진열된 식품처럼 정갈하게 정리되어 있었고 바닥에는 물기 하나 찾아볼 수 없었다. 더군다나 페인트 칠이 벗겨진 곳도 없었고 무엇보다도 조용했다.
정말 국내의 재래시장을 살리면서 지역의 전통을 유지 키고 싶다면 지금처럼 애꿎은 곳에 자원을 낭비하는 게 아닌 환경을 바꾸는 것은 어떨까. 비록 시간은 오래 걸리더라도 환경을 바꾸고 관리한다면 이게 더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20대 층의 유입이 늘기 시작하면 자연스레 입소문을 타게 될 것이고 해당 시장이 위치한 곳은 손쉽게 명소가 될 것이다. 부디 일본의 좋은 점을 본받아 우리나라도 외국인 친구들을 데리고 갈만한 전통시장이 생겼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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