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5. 13. 08:00ㆍ내 생각/수필
부럽지가 않어
의외의 곳에서 장기하를 알게 되었다. EBS 방송 덕분에 알게 되었다. 무대 가운데에서 홀로 노래를 부르며 양쪽에는 미미시스터즈라는 분들과 마치 탈춤을 연상케 하는 그의 모습이 뇌리에 깊게 박혔다. 컬트적인 모습으로 한 동안 『달이 차오른다 가자』라는 노래가 유행했다. 부모님은 소몰이나 같은 노래라며 싫어하셨지만 난 퍼포먼스와 가사에 매료되어 꽤 오랜 기간 동안 그 노래를 듣고 따라 불렀다. 그 후 『싸구려 커피』라는 노래를 냈는데 장기하 특유의 리듬감 때문에 이것도 꽤나 인기를 끌었다.
이번에 또다시 본인의 리듬과 박자감을 뽐내는 노래와 함께 나타났다. 과거와 달리 이번에는 유튜브 쇼츠에서 처음으로 『부럽지가 않어』를 접하게 되었다. 가사를 쭉 살펴보면 남들이 뭘 하든 부럽지 않고 나는 떳떳하다 자신감이 넘친다는 내용이었다. 노래를 들으며 왠지 모를 불편함을 느꼈다. 그의 이번 노래를 보면 작사, 작곡 모두 본인이다. 즉, 경험으로부터 나온 노래라는 말이다. 장기하 정도의 사람이면 이제는 부러울 게 없을 법하지 않나 싶었다. 학벌도 서울대이고 키도 훤칠하며 과거엔 톱스타와 연애도 했었으니 말이다.
의구심과 불편함을 가지고 있던 와중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의 댓글을 읽게 되었다. 장기하의 성장환경과 그다지 어울리지 않는 노래라는 평을 남겼다. 호기심이 생겨 장기하에 대해 구글링을 해봤다. 대략적으로, 할아버지는 의사이며 아버지는 국내 굴지 밸브제조업체의 대표라 한다. 아무래도 가정사이다 보니 많은 내용은 없었지만 장기하 인터뷰를 보며 어렴풋이 어떤 환경이었을지 예상이 되었다. 부러움이라는 감정이란 게 상대적이다 보니 그도 부러워하는 게 있겠지만 이번 노래의 가삿말들에 공감하기 어려웠다. 어떤 게 부러웠을지 사뭇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