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5. 21. 08:00ㆍ내 생각/수필
게임기에 대한 생각
또 옆 중대 친구한테 피파를 농락당했다. 키보드로 하는 피파온라인은 그래도 평이하게 하는데 콘솔 게임기로 하면 아무것도 못한다. 게임패드를 쥐고 플레이를 한다는 것 자체가 나한테는 굉장히 어색한 일이다. 게임패드를 오래 쥐고 있으면 손과 기기 사이에 땀도 많이 나고 무엇보다도 손을 게임패드에서 떼었을 경우 어색함과 뻐근함이 불편하다. 내가 유별난 건지 같이 게임을 한 친구들을 보면 멀쩡해 보인다. 개인적으로 이런 어려움이 있어서 그런지 콘솔 게임을 멀리하고 기피하게 되는 것 같다. 더 나아가 게임기와 주변 기기의 가격도 한몫한다.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이나 닌텐도의 스위치 신제품이 발매한다는 소식이 나오면 온라인과 오프라인 가릴 것 없이 난리다. 관련 뉴스를 봐도 나한텐 크게 와닿지 않는 주제다. 유년시절부터 콘솔 게임기와 함께 생활을 하지 않아서 그런 것 같다. 컴퓨터를 제외하고 내가 게임기로 사용했던 건 도트가 찍힌 팩 게임기 정도였다. 이후로 살면서 게임기를 가져본 적이 없다. 정말 갖고 싶었던 게임기는 어릴 적 미국에 살 때 막 출시된 게임보이 컬러 정도였다. 그게 그렇게 부러웠다. 게임기 소유에 대한 부러움은 중학생까지만 가졌고 그 이후엔 생각해본 적이 없다.
살면서 가장 콘솔 게임을 많이하고 패드를 만져본 건 군 복무 기간 동안이다. 미군도 우리나라의 군대처럼 장병들 휴식공간이 제공되어서 많이 애용했다. 게임과 관련해서는 플레이스테이션, Xbox, 게이밍 PC 등이 있었고 안마의자, 노래방, 당구대 등 많은 놀거리가 있었다. 주말이나 일과시간 이후엔 그동안 못했었던 콘솔 게임의 한을 여기서 해소했다. 주로 혼자 하는 걸 즐겼다. 콘솔 게임을 잘하는 친구들이 너무 많아서 대결은 가급적 피했다. 특히, 외동인 친구들은 실력이 너무 좋아서 늘 농락당하기 일수였다. 핸디캡을 줘야 겨우 이길까 말까였다. 승부욕이 강한 나로서는 참을 수 없었다.
어렸을 적에는 게임기를 가지고 있는 친구들이 너무 부러웠다. 그래서 게임기가 있는 친구 집에 자주 놀러 가곤 했다. 당시 컴퓨터로는 구현되지 않던 화려하고 수려한 그래픽은 어린 시절 나의 눈길을 사로잡고 매료시켰다. 염치 불고하고 친구네 집에 많이 방문했었다. 당시 어린이 신문을 보면서 게임기 금액도 알게 되었는데 절대 내가 감당할 수 있는 금액이 아니었다. 게임이 너무 하고 싶은데 친구가 일이 있거나 못 가는 경우엔 아쉬운 대로 동네에서 가까운 이마트나 홈플러스를 찾았다. 그곳에서 플레이스테이션이나 Xbox를 즐겼다.
요즘은 오히려 그 시절에 게임기를 소유하지 못했던 게 다행이라 생각한다. 결과론적인 이야기겠지만 그때 게임기를 가지고 놀기 시작했다면 높은 확률로 지금도 그러고 있을 것이다. 이번에는 어떤 콘솔 게임기가 나올까, 스펙은 어떨까, 구매를 할까 말까 등 여기에 시간과 돈을 할애했을 것이다. 덕분에 그곳에 투입될 재화들을 다른 곳에 투자할 수 있었으니 다행이다. 다만 아쉬움이 있다면 콘솔 게임에서 너무 무기력한 모습을 보인다는 것. 아직도 가끔씩 팩 게임기나 게임보이 컬러를 보면 그때 그 시절의 기억과 추억들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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