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을 보며 드는 생각

2022. 5. 25. 08:00내 생각/수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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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돛을-올린-배-사진

    고독한 항해

      취업 준비를 하면서 직장인들이 다르게 보인다. 예전에는 그냥 지나가는 행인이나 인심 좋은 부모님 뻘 정도로만 인식되었는데 같이 일을 하며 지내보니 인식이 바뀌었다. 다들 각자의 위치에서 한가닥 하는 사람들이구나라는 생각으로 바뀌었다. 평소에는 넉살 좋게 웃으면서 다니지만 업무에 돌입하면 바뀌는 눈빛과 내가 생각하지 못한 방식으로 일을 해결하고 어떤 게 잘못된 건지 금세 캐치하는 모습을 보며 역시 이런 게 짬에서 나오는 바이브구나 싶었다. 오전에 직장인들과 지하철을 타고 가면서 저 사람들은 어디서 일하는 사람이며 어떤 일을 할까 늘 궁금하다.

      한 손에는 스마트 폰을 쥐고 영상을 시청하는 사람, 지하철 손잡이를 잡은채로 꾸벅꾸벅 졸고 있는 사람 등 다양한 모습의 직장인들이 출근길에 보인다. 다들 말끔한 옷을 입고 있지만 어떻게 보면 사회라는 전쟁터 속에서 입고 있는 군복 같다. 얼마나 무수한 사람들의 손길로부터 살아남았을까. 아마 마음속을 들여다보면 상처투성이 일 것이다. 요즘은 직장인들을 보면 이런 생각이 든다. 나도 그들이 가는 대열에 합류해야 하는데 언제쯤이면 원하는 곳으로 합류할 수 있을까. 마치 어느 한 다큐멘터리에서 봤던 펭귄 무리가 떠오른다. 무리에서 도태되거나 참여하지 못하면 말로가 영 좋지 않던데.

      온라인으로만 접하던 취업 빙하기를 실제로 겪으면서 이게 남일이 아니구나 싶다. 인생을 길게 놓고 보았을때 여기에 1년 혹은 2년을 투자하는 것은 별일이 아니지만 끊임없는 낙방을 통해 점점 영향을 받는 내가 싫다. 취업을 위해 계속해서 내가 해온 일들을 시각화하면서 버티는 수밖에 없는 것 같다. 누군가는 이런 행위를 보면서 자기만족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일련의 과정들이 쌓이는 것을 보면서 나름 승률이 높은 쪽으로 계속해서 이력서든 자소서든 업데이트해나가고 있기에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눈에 보이게끔 만드니 이전에는 망망대해 속을 표류하는 느낌이었다면 지금은 그래도 지도와 함께 고독한 항해를 하는 기분이다.

      나의 취업은 과연 어떻게 귀결될까. 취업을 항해에 비유하면 지금 내가 하는 행동들은 마치 돛을 펴서 바람을 기다리거나 물이 부족해서 비오는날 물을 양동이 받는 행동과 같을 것이다. 어떻게든 발버둥 치다 보면 원하는 곳이든 아니면 그 근처라도 가지 않을까. 이번에도 나의 생각과 신념이 틀리지 않았으면 한다. 내가 가고 싶은 대륙에 도착하는 그날까지 취업이라는 고독한 항해는 계속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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