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턴 생활 첫 회식

2022. 10. 4. 09:30내 생각/수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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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식-삼겹살-움짤
    회식 장소 삼겹살

    첫 회식

      인턴 업무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회식 제안을 받았다. 얼떨결에 나를 비롯한 인턴들 모두 팀장님의 제안을 승낙했다. 순조롭게 회식이 진행될 줄 알았으나 지난여름 갑작스레 폭등한 코로나 확진자로 회식은 당연히 취소되었다. 자연스레 회식을 하자는 의견도 쏙 들어갔다.

      어느정도 시간이 흐른 지금에서야 회식을 시작했다. 단순 날짜만 공지받았을 뿐 메뉴와 장소 모두 당일날 통지받았다. 위치는 근무지에서 도보로 갈 만큼 가까웠다. 메뉴는 삼겹살로 약간 아쉬웠다. 지난번에 팀장님이 메뉴를 물어봤을 때 소고기, 참치를 말했는데 너무 저렴한 걸 골랐다고 들어서 납득하기 어려웠다.

      평소 퇴근 시간보다 빨리 가자는 부서장님의 얘길 듣고 자리를 떴다. 부서원들 모두 1층에 도착하니 이렇게 어색할 수 없었다. 다들 비슷하게 느꼈는지 평소 회사 좌석 배치대로 자리를 잡고 걸어갔다. 완연한 가을이 찾아온 덕분에 선선한 날씨와 주황 빛으로 바뀐 노을을 보며 가게로 향하는 게 운치 있었다.

      도착한 식당은 장사가 엄청 잘되는지 본관 바로 건너편에 별관도 가지고 있었다. 인원이 많아서 별관으로 안내 받았다. 인턴들끼리 모여 앉고 싶었으나 어림도 없었다. 어쩌다 보니 부서에서 가장 높은 분과 한 자리에 앉게 되었다. 세팅하랴 술잔 채우랴 실수 조심하랴 정신없었다. 눈앞에 자글자글 익어가는 고기처럼 내 얼굴도 익어갔다.

      업무적인 얘기를 제외하고 사적인 얘기를 이번에 처음으로 나눴다. 마스크 벗은 모습을 처음 보는 부서원들도 더러 있었다. 회식자리에서 행동하는 모습을 보며 평소와는 느낌이 사뭇 달랐다. 부서에서 가장 막내직을 맡고 있는 우리들은 그저 들으며 묵묵히 술잔을 비웠다. 다들 뭐가 그리 급한지 마시고 따르고 쉴 새 없이 반복했다. 템포를 쫓기 어려웠다.

      속이 더부룩하고 취기가 막 오르려던 찰나에 부서장님이 여기까지만 하고 2차로 넘어가자 하셨다. 1차 회식 장소를 나와 인사를 하고 가려는데 '장(長)' 직급을 다신분이 인턴들을 붙잡았다. 직속부서가 아니였기에 잡지 않을 줄 알았으나 예상을 크게 벗어났다. 2차 장소에 도착하여 맥주를 주문했는데 이걸 언급하며 눈치를 주셨다. 사회생활은 어떻게 해야 하나 싶다.

      무수한 건배와 인생 조언을 안주 삼아 시간을 보냈다. 예상과 사뭇 달랐던 회식자리였다. 다들 술은 어떻게 그리 오래 마시고 잘마시는지 죽는 줄 알았다. 더욱 신기했던 건 약간 늦은 시간에 귀가하고 많이 마셨음에도 불구하고 다들 멀쩡한 모습으로 출근한 것이다. 다들 아무 일도 없던 것 같은 표정으로 업무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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