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7. 15. 08:00ㆍ내 생각/수필
인턴 시작
영화나 드라마 속에서나 보던 인턴 생활을 시작했다. 그동안은 깜깜한 밤 어둠 속에서 홀로 동굴을 더듬거리며 걷는 기분이었다. 이제 손에 촛불이라도 생긴 것 같다. 별거 아니지만, 괜스레 마음속에 있던 불안함도 잠잠해졌다. 9 to 6라는 쳇바퀴 속에서 살아가지만 적어도 아직까지는 만족스럽다. 아쉬운 점을 딱 한 가지 뽑자면 사원증이 없다는 것 이외에는 모두 최고다.
비록 지금은 일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서 업무량이 과하지 않다. 간간히 불시에 예상치 못한 업무를 받는데 이걸 어떻게 처리해야 하나 고민에 빠진다. 다행스러운 건 나보다 조금이라도 먼저 들어온 동료 인턴이 있어서 힘이 된다. 과업들을 처리할 때마다 성인이 된 이후의 경험들을 떠올리곤 한다. 혹시 업무를 처리할 때 도움이 될만한 사례가 있었는지 말이다.
회사에 있으면서 유난히 군시절의 기억이 파편처럼 떠오른다. 아버지가 늘 군대는 작게나마 사회생활을 배울 수 있는 곳이라고 입버릇처럼 말씀하곤 하셨는데 그때는 잘 몰랐다. 이제는 그 말의 의미를 어느 정도 이해할 것 같다. 일처리 방식, 보고 방법, 양식 등을 보며 어딜 가더라도 관료제 사회는 환경이나 분위기만 다를 뿐 비슷할 것 같다.
퇴근할때 늘 지하철로 한강을 건넌다. 붉게 달아오른 태양을 보며 녀석도 나처럼 퇴근을 하는구나 동병상련의 감정을 느낀다. 이상하게도 그 풍경을 바라보면 오늘 하루도 알차게 보냈구나라는 뿌듯함이 든다. 정신 나간 사람처럼 보일 수 있겠지만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한강 속으로 들어가는 해를 보며 집에 가는 게 즐겁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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