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7. 18. 08:00ㆍ내 생각/수필
모바일 뱅킹
스마트폰 사용자란 말이 무색할 정도로 꽤 오랜 기간 동안 모바일 뱅킹을 사용하지 않았다. 그래서 주변 친구들이 노인네 같다며 놀리기도 하고 가끔 은행에 가서 업무를 처리하면 창구직원분이 놀래기도 했다. 기피하게 된 곳에는 여러 요인들이 있을 것이다. 편리함을 멀리 하면서도 아날로그적 방식을 지향했던 건 독일에서의 생활패턴과 스마트폰 지문인식의 부재 때문이라 생각한다.
독일에서 생활하며 꽤 불편함을 느꼈던 건 은행업무다. 계좌를 만들기가 너무 어려웠다. 더 나아가 카드 설정 방법과 인터넷 뱅킹 이용절차는 더욱 경악스러웠다. 우선 카드 비밀번호는 개인이 지정할 수 없다. 반드시 은행에서 지정해준 4자리 비밀번호를 이용해야 하고 이마저도 우편으로 통보받는다. 통상 2주 이내에 우편물이 도착한다. 카드 등록 절차를 마친 후에야 인터넷 뱅킹을 신청할 수 있고 카드를 수령하듯 같은 절차를 밟아야 한다. 또한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인터넷 뱅킹 해킹 방지가 허술해서 털리기 쉽다는 말이 많았다. 해외에서 난처한 일이 생기면 언어가 달라서 조치를 취하기 어렵다. 애초에 난처한 일이 생기지 않도록 신청하지 않았다.
어쩌다 보니 지문 인식 기능이 있는 스마트폰을 이십대 중반부터 사용하게 되었다. 지문인식 기능이 없으면 모바일 뱅킹을 사용할 때 공인인증서는 필수였다. 개인적으로 공인 인증서를 사용하는 일이 많지 않아 비밀번호를 까먹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매번 비밀번호를 찾는데 시간을 많이 할애했다. 뿐만 아니라 이걸 위한 은행의 아이디와 비밀번호 찾기는 덤이었다. 이러한 불편함 때문에 자연스럽게 폰뱅킹과는 멀어지게 되었다. 지문인식이 가능한 기기를 조금 더 빨리 썼더라면 스마트폰으로 은행 업무 보는 시기를 더욱 앞당겼을 것이다. 지문인식이 가능해지기 전까지 옛 방식을 그대로 고수했다. 덕분에 집에 통장들이 날로 쌓여갔다.
아날로그 뱅킹의 종말은 지문인식 기능 그리고 토스(toss)란 이름의 금융 어플의 등장 덕분이였다. 둘의 시너지로 굳이 내가 쓰는 은행사에 로그인하지 않아도 되었고 지긋지긋한 공인 인증서와도 작별할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친구들과 n빵 하는 것도 맘 편히 할 수 있게 되었다. 다소 시간이 걸리긴 했지만 아날로그형 인간에서 디지털형 인간으로 성공적인 전환을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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