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6. 15. 08:00ㆍ내 생각/어쩌다 독일
스웨덴 게이트
근래 온라인 상에서 일명 스웨덴 게이트(Swedengate)라는 말이 화두에 올랐다. 올해 5월 말경에 영미권 커뮤니티 사이트 레딧(Reddit)에 "스웨덴에는 집에 온 손님에게 식사를 대접하지 않는 문화가 있다."라는 글이 올라왔고 여기에 따른 여러 국가 출신의 사람들이 자신이 스웨덴에서 겪은 일들을 진술했다.
소문인줄로만 알았던 일이 일파만파 커졌고 스웨덴 현지인들은 이런 일이 본국에서는 비일비재하며 흔한 일이라 말했다. 뿐만 아니라 스웨덴을 포함하여 노르딕 국가들에서는 일반적인 관습인게 알려져 온라인 상에서 스웨덴 게이트라는 해시태그까지 붙으며 전 세계인들의 놀림감이 되었다.
우리나라에 있는 스웨덴 대사관에서도 이를 의식했는지 스웨덴 대사관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에서 나름 해명아닌 해명을 하는 글을 올렸다. 대사관의 글에서 위와 같은 관습이 없다고 단호하게 말한 게 아니고 오히려 화젯거리를 돌려서 오히려 저 관습이 실존하는 것임을 인정한 셈이 되어버렸다.
이탈리아 친구
스웨덴 게이트를 보며 이와는 정반대 되는 이탈리아 친구들이 떠올랐다. 독일에 사는 동안 느낀점은 반도 국가 출신들은 성격이 다들 비슷하구나 느꼈는데 북부와 남부의 차이가 이렇게 클 줄 몰랐다. 내가 만났던 반도국 출신 대부분은 한국인들과 문화와 정서가 비슷했다. 쉽게 말하자면 정이 굉장히 많았다.
흔히들 이탈리아라는 국가를 떠올리면 다혈질이라는 이미지가 강할 것이다. 나 또한 유럽에서 친구들을 경험하지 않았더라면 그랬을 것이다. 아마도 2002 한일 월드컵, 16강 전에서 만난 이탈리아 선수들의 모습 때문에 그런 인식과 경향이 남아 있는 게 아닐까 싶었다. 하지만 직접 겪어보니 다혈질이라기보다 우리나라 사람들처럼 정이 감정이 풍부한 것이었다.
베를린에 사는 동안 매주 주말 이탈리아 친구들과 함께 밥을 먹고 술을 마셨다. 십중팔구는 이탈리아 친구 집에서 모였는데 이유는 내 친구의 여자 친구가 요리하는 걸 좋아해서라고 알려줬다. 그냥 농담으로 하는 소리인 줄 알았는데 이것도 몇 년을 꾸준히 하니 빈말이 아녔구나 싶었다. 덕분에 이탈리아인이 해주는 이탈리안 음식을 먹을 수 있었다.
역시 음식은 해당 국가 출신이 해주는 게 확실히 다르다. 한국인이 만드는 김치찌개와 타국 사람이 만드는 김치찌개가 다른 맛이 나는 것과 같은 이치라 본다. 한국인처럼 정이 많았던 이탈리아 친구 덕에 현지인이 해주는 파스타, 티라미수, 푸딩 등 다양한 음식을 먹을 수 있었고 더 나아가 이탈리아 사람들의 문화에 대해 알게 되었다.
해외 생활을 하는 동안 주로 백인 친구들과 시간을 보냈다. 먼저 내게 연락도 해주고 함께 놀러 가자고 제안도 해줬다. 아마도 그 친구들이 없었더라면 나의 유학생활은 그리 길지 않았을 것이다. 이만리 타국에서 온 동양인인 나를 편견 없이 그리고 가족처럼 대해준 친구들 덕분에 2년이란 시간을 연고도 없는 곳에서 보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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