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 대한 오해

2022. 6. 18. 08:00내 생각/어쩌다 독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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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머리말

      독일에 사는 동안 혹은 국내로 돌아와 해외 거주 얘기를 하면 공통적으로 듣던 말들이 있다. 오랫동안 기거한 것은 아니지만 사람들이 물어보거나 궁금해하는 대부분은 틀린 정보들이 많다. 나 또한 독일에서 살기 전까지는 이러한 질문들을 물어보는 사람들과 같은 오해를 가지고 살았다. 그동안 독일과 관련하여 들었던 오해들을 짚고 넘어가는 시간을 가져보려 한다.

    독일어는 거칠다?

    거친 독일어 흉내

      독일어를 할줄 안다고 하면 장난기가 있는 사람들은 독일어를 할 줄 안다며 흉내를 내곤 한다. ㅊ,ㅌ,ㅍ,ㅋ 과 같은 거센소리를 내면서 말이다. 이런 인식이 정착하게 된 계기는 페이스북이 유행을 타면서부터였다. 그때부터 지금의 유튜브 쇼츠처럼 웃긴 영상들이 페이스북을 통해 전파되었는데 세계 각국을 흉내 내는 영상이 잠깐 반짝했었다. 사람들에게 그 영상이 깊게 각인되었는지 독일어 하면 거센 이미지가 강하다.

      내가 독일에 가기 직전쯤 유행한 영상이기에 나도 그런 이미지를 가지고 처음 독일로 향했다. 하지만 현지에서 사람들을 만나다 보니 그저 재미로 찍은 영상이였음을 알게 되었다. 현대 독일어는 그렇게 거센소리를 강하게 발음하지 않는다. 굳이 비유를 하자면 영국식 영어처럼 딱딱하게 끊어지는 느낌이다. 2년 간 지내면서 딱 한번 엄청 강하게 발음하는 독일인을 만난 적이 있는데 그분은 백발의 70대 배관공이셨다. 아마도 과거에는 지금 쓰이는 밈처럼 거센 발음의 독일어를 썼던 것 같다.

    독일인은 속을 알 수 없다?

      어떤 이유인지 잘 모르겠지만 독일인이라 하면 냉혈한 이미지가 강하다. 유독 이런인식이 강해서인지 베를린에서 생활하는 동안 친구들이 내게 항상 독일인들이 그렇게 정나미가 없냐고 자주 물어봤다. 실제로 겪어보니 그런 점은 잘 느끼지 못했다. 사람들이 그런 오해를 하는 이유는 아마도 처음에 친해지기 어려워서가 아닐까 싶다. 독일 사회 자체가 우리나라처럼 남한테 오지랖을 부리는 문화가 아니라서 우리가 정이 없다고 느끼는 것 같다.

      독일인은 속을 알 수 없다면서 항상 꼬리처럼 나오는 말은 일본인 같다는 말이었다. 경험상 이런 이미지가 굳어진 이유는 독일인 특유의 추임새에서 비롯된 오해라 생각이 든다. 일본인들이 자주 하는 추임새로 '소 데스(ソデス)'처럼 독일어에도 이와 비슷한 추임새가 있다. 독일에서는 '악-소(Ach, so!)'라는 말을 대화할 때 반응으로 자주 쓴다. 국어에서 있는 '응'처럼 맞장구 쳐주는 용도다. 아마도 유사한 언어적 반응 때문에 한국에서 독일인 하면 일본인이 같이 딸려 나오는 것이다.

    인종차별?

      사는동안 적어도 현지인한테 인종차별을 당한 경험은 없다. 국가 내에 인종차별이 아예 없는 건 아닌데 이마저도 이민자들을 통해 겪은 일들이다. 특히, 축구를 할 때 인종차별을 당한 일이 많다. 중동국가에서 넘어온 이민자들과 함께 축구를 하면 열에 아홉 정도는 그런 일이 발생했다. 눈을 찢는다거나 드리블을 하면서 이상한 추임새를 넣었다. 그런 부류의 친구들하고는 보통 말을 안 섞으니 내가 일본인인 줄 알고 일본 유명 격투 게임에서 나오는 아도겐 흉내를 많이 냈다.

      인종차별이란 문제에 있어서 오히려 독일은 깔끔하다. 2년간 살며 느낀 점은 반대로 한국이 인종차별이 더 심한 것 같다. 백인들에게는 누구나 우호적이지만 유색인종이거나 동남아와 같이 상대적으로 우리나라보다 GDP가 낮은 국가의 출신들을 보면 얕잡아 보는 경향이 강하다. 여담이지만 한국이 진정한 선진국이 되려면 이러한 인식이 재고되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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