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3. 15. 08:00ㆍ내 생각/수필
우리는 왜 토론을 못할까?
최근에 대한민국의 20대 대선 투표가 마무리되었다. 모든 대통령 선거가 그렇겠지만 이번 대선은 유난히 후보에 대한 자질과 토론에 대해 말이 많았다. 나도 선거전에 대통령 후보들끼리 진행하는 토론회를 봤는데 참 많은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토론을 못하는 이유는 한국 특유의 눈치를 보는 문화에서 비롯된다고 본다. 초등학교 저학년 때부터 수업시간에 누군가 손을 들고 자신의 의견을 말하면 주변의 시선들이 그리 곱지 않다.
초등학교 저학년 시절 잠깐 미국에서 학교를 다니다가 다시 국내로 돌아온적이 있다. 미국에선 맞던 틀리던 선생님도 학생의 의견을 잘 들어주고 주변 학생들도 나무라지 않는다. 국내 학교 수업시간 중 담임 선생님이 궁금한 게 있으면 손을 들고 질문하라고 한 적이 있다. 진짜 그렇게 했을 뿐인데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고 나니 애들이 나보고 나댄다며 얘길 한 적이 있다. 그 이후로 어지간하면 질문을 하지 않았다. 기계적으로 수업을 듣고 말았다. 우리나라에서는 자신의 의견을 표하는 것 자체가 남의 눈총을 사는 재밌는 문화가 있다.
토론은 자신의 의견을 제시하며 상대를 논리적으로 설득하는 장이다. 하지만 유년시절부터 자신의 의견을 제시하지 못하던 사람들이 과연 성인이 되었다고 해서 얼마나 자신의견을 잘 제시할 수 있으며 설득할 수 있는지 의문이다. 본인이 얼마나 노력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달라지겠지만 그래도 익숙지 않으니 미숙한 게 당연할 것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토론을 잘하기 위해서는 눈치를 주는 문화가 바뀌어야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