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4. 4. 08:00ㆍ내 생각/수필
스티커 사진을 찍게 된 계기
세상에는 사진을 찍을때 딱 두 부류의 사람으로 나뉜다. 사진 찍는걸 좋아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난 후자에 더 가까운 사람이다. 지금은 과거보다는 좀 나아졌다. 사진 찍길 좋아하는 부류를 보면 어떤 사진을 보더라도 어색하지 않고 심지어 다른 사람을 잘 찍어주기 까지한다. 사진을 어려워 하는 나는 둘 다 어색하기만 하다. 촬영도 공부하면 나아지지 않을까 하고 여러 책들을 읽어보고 인터넷에서 자료도 찾았다. 촬영은 많이 찍어보기도 해야하지만 어느정도 재능도 필요한것 같다. 이런부분에 있어서 나는 꽝이다.
위에서 언급한 이유로 사진 찍기를 꺼려한다. 사진이 잘 안나오는 것도 한몫한다. 보정 어플을 활용하면 되지 않냐고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근데 그게 과연 내 얼굴일까 싶다. 여러모로 사진에 대한 이런 거부감이 있던 나를 바뀌게 만든 계기는 일본인 친구 때문이다. 일본에 여행을 갔을때 친구 자취방에서 묵었는데 친구네 냉장고 상단문을 빼곡히 채운 스티커 사진을 보고 사진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졌다. 남는게 사진이라는 말을 이때서야 실감하게 되었다. 나도 누군가를 분명히 만나며 시간을 보냈을텐데 내가 가진 사진은 없었다. 스마트폰이든 스티커 사진이든 말이다.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며 생각에 빠졌다. 그 동안 친구나 누군가를 만나며 다양한 경험들을 했는데 기억이 나질 않는다. 분명히 그땐 열심히, 행복하게 지냈을텐데. 추억을 되새길 수 없는건 참 슬픈 일이다. 이를 계기로 사진을 많이 찍으려 노력한다. 그때만의 모습과 감정은 떠올리기 어렵다. 사진으로라도 남겨둬야 한다. 그래서 요즘은 친구들을 만나면 남자들끼리라도 스티커 사진을 찍는다. 추억거리로도 좋고 시간이 좀 지나서 안줏거리로도 얘기하기 좋을 것 같다. 아무리 노력해도 잘 안되는건 역시 셀카다. 실물과 카메라에 담긴 내모습의 괴리감에 어렵게 느껴진다. 오늘도 어색한 모습으로 사진을 남긴다. 카메라를 보면 얼어 붙는게 점점 줄고 있다.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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