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민들은 왜 반(反)우파가 되었는가?

2022. 7. 23. 08:00도시 이야기/도시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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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남시-로고-사진
    성남시 로고

    머리말

      어떤 종류의 선거든 성남시에서 나오는 결과는 지역구별로 늘 같다. 흔히들 구성남이라 칭하는 수정구와 중원구는 민주당 계열 쪽의 표심이 높다. 분당구 쪽은 늘 보수당 계열이 우세하다. 흥미로운 건 구성남 도시에선 지도에 따로 표기가 없으면 이곳이 호남인지 경기도인지 헷갈릴 정도로 민주당 계열 지지도가 높다. 

      2021년에 발표된 연구결과 『주택 보유와 정치적 성향간 관계 연구』에 의하면 무주택자에 비해 유주택자의 정치적 성향이 1.18배 더 보수적이라는 결과를 발표했다. 실제로도 2000년부터 2015년까지 5년 주기로 작성된 경기도 통계청의 자가 주택 비율과 정치적 성향은 모양새가 비슷했다. 15년도 기준, 성남시의 총 자가 주택 가구는 약 14만 명(142,000명)인데 여기서 약 8만 가구가 분당구에 있다. 나머지는 구성남시에 존재한다.

      논문과 통계청 자료를 보며 든 의문은 지난 20년부터 현재까지 성남시 지역구의 자가 주택 비율이 꾸준히 우상향하고 있음에도 어째서 정치적 성향은 변함이 없을까. 연구에서 발표한 대로라면 구성남 도심은 점차 진보정당에서 보수정당의 지지율이 올라야 했다. 20년 전과 지금의 정당 선호도 변화가 없다는 것은 분명 다른 연구결과와 달리 다른 요소가 표심에 작용했을 것이다.

    광주대단지 사건

      성남시에서 구도심과 신도심의 정치 성향이 판이한 이유는 역사적 사건과 관계가 있으리라 짐작한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 성남시의 탄생 시점으로 돌아가야 한다. 현재의 성남이 위치한 곳은 과거 경기도 광주시였다. 1960년대 박정희 정권시절 서울시는 철거민 대책 방안 중 하나로 '이주 정책'을 단행한다. 서울시는 광주시 중부면에 땅을 분양했는데 해당 장소에 아무런 기반시설 없이 이주민들을 보냈다.

      산비탈 길에서 임시로 세워둔 천막 속에서 이주민들은 생활을 시작한다. 일상 생활에 반드시 필요한 수도, 전기, 도로, 화장실 등과 최소한의 일자리도 없었다. 이주민들은 서울시가 이주 당시 제안했던 책정 금액보다 큰 토지 대금을 일시에 납부할 것을 독촉받았다. 이에 분노한 주민들이 성남출장소를 습격해 주민 22명이 구속됐고 이때 발생한 사건을 광주대단지 사건이라 부르게 되었다.

      광주대단지 사건을 계기로 성남시는 광주시로부터 분리 독립한다. 또한, 이때 시민들이 요구했던 교통정비도 서울시에서 수용한다. 성남시에서 서울과 광주로 향하는 교통로가 정비 되었다. 지금도 성남시와 송파구를 이어주는 303번 버스의 전신인 270번 버스도 운행되었다. 더 나아가 서울시는 성남과 서울을 잇는 지하철 사업도 약속했다. 이것은 훗날 우리가 볼 수 있는 지하철 8호선이 되었다. 서울시밖에 있는 공사였음에도 불구하고 이례적으로 공사대금 대부분을 서울시에서 납부했다.

    마무리

    성남시-구-광주군-행정구역-지도-사진
    구 광주군 행정구역

      광주대단지 사건이 일어난 장소는 현재 성남시의 수정구 위치다. 우리나라의 선거결과를 보면 호남지역은 늘 진보정당을 지지하고 경상도 지역은 보수정당을 지지하는 걸 확인할 수 있다. 탄핵과 같은 이례적인 사건이 없는 경우를 제외하곤 늘 같은 표심을 보였다. 이를 보면, 정치적 성향은 세대를 통해 구전되는 것 같다. 아직까지도 구성남 도심지에서 반(反) 우파가 강한 이유는 과거에 있었던 사건이 현재까지도 영향을 미쳐서 그런 게 아닐까. 과연 구성남의 표심은 언제까지 지금과 같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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