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6. 16. 08:00ㆍ내 생각/수필
들어가며
흔히 외국에서 오래 살다가 국내로 들어온 사람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우리나라는 늘 해외보다 유행이 10년 정도 뒤쳐진다는 말이 있었다. 지금이야, 과거보다 더 강력해진 한류의 열풍으로 이런 게 좀 줄어든 것 같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어느 정도 이 말에 공감한다. 지금도 알게 모르게 뒤쳐진 미국의 사회적 현상이나 유행들을 따라가고 있다. 해외 체류기간은 짧지만 겉핥기식으로 해외를 돌아다니며 우리나라가 쫓아가는 사회적 트렌드들을 적어보려 한다.
시즌제 드라마
지금이야 넷플릭스와 같은 OTT 서비스와 시장이 활발해짐에 따라 국내 드라마가 시즌제로 운영 되는게 익숙해졌다. 하지만 과거 국내의 드라마들을 보면 일회성으로 끝나는 경우가 일반적이었다. 후속작을 시즌제라고 굳이 생각한다면 국내 드라마 중에선 사례가 드물다. 기억나는 건 MBC에서 나온 시트콤인 『논스톱 시리즈』, 『하이킥 시리즈』, 그리고 『안녕 프란체스카』 뿐이다.
미국은 우리나라와 달리 예전부터 드라마를 시즌제로 운영한다. 그래서 작품의 길이도 길고 영화같은 드라마들이 많다. 개인적으로 미국처럼 시즌제는 별로 안 좋아한다. 애초에 드라마라는 장르 자체가 회차 때문에 길이가 길어 보는데 부담스럽다. 시즌제는 더 나아가 여러 개의 회차 덩어리가 존재하니 결말을 기다리는 것도 답답하고 보면 시간을 많이 투자해야 해서 선호하지 않는다.
함께 OTT 보기
해외에 살때 친구네 집이나 지인네 방문하면 늘 하던게 OTT 서비스 보기였다. 같이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서 한 손엔 감자칩을 집고 소파를 껴안은 채로 대화를 한다. 미국에 살 때도, 캐나다에 살 때도, 독일에서 살 때도 전부 똑같았다. 심지어 독일에서 살 때 우리나라에서 "라면 먹고 갈래?"처럼 쓰이는 작업 멘트가 "우리 집에서 넷플릭스 보고 갈래?"였다. 그만큼 그들에게 OTT 서비스가 일상 깊이 박혀 있음을 반증한다.
시간이 지난 지금, 한국에서도 너나 나나 할것 없이 OTT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친구들과 집에서 모임을 가질 때면 함께 식사를 하고 술 한잔 하면서 영화를 보는 게 언제부턴가 일상이 되었다. 한국인들의 문화 속에도 OTT가 점점 스며들고 있는 셈이다. 우리나라도 머지않아 독일처럼 이성에게 작업을 걸 때 "넷플릭스 보고 갈래?"가 더 많이 사용하는 날이 올지도 모르겠다.
헬스 문화
요즘은 진짜 너도 나도 헬스에 열을 올리고 있다. 내 학창 시절 때에는 체대를 준비하는 친구가 아닌 이상 헬스를 따로 하는 경우가 없었는데 근래에는 웹서핑을 하다 보면 몸이 좋은 고등학생들도 많고 군에서도 몸이 좋았던 친구들한테 물어보면 중고등학교 때부터 운동을 했다고 들었다. 국내에서 전연령대가 피트니스에 빠진 건 10년 이채 안된 것 같다.
미국에서는 예전부터 유행했었는데 국내와 달리 편의시설들이 멀리 떨어져 있고, 몸이 왜소하면 무시를 받아서 일찍이 피트니스가 유행한 것 같다. 반면 그렇지 않았던 한국에서 피트니스 광풍이 불기 시작한 건 개인 SNS의 발달이 주된 요인이라 생각한다. 과거에는 연예인들만 몸을 가꾼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누구나 유튜브 혹은 인스타그램 등 연예인이 될 수 있는 시대가 되어서 그렇다.
캠핑문화
한국에서 캠핑문화가 늦게 발달한 이유는 국토가 넓지 않아서가 생각한다. 미국이나 호주처럼 국토가 넓으면 다닐 곳도 많고 캠핑의 꽃인 캠핑카나 카라반을 이용하기 용이하겠지만 국내의 사정은 이와 정반대이다. 어딜 가나 사람들로 넘쳐난다. 조금이라도 캠핑하기 좋은 곳이란 입소문을 타면 어느 산골이라도 사람들이 진을 치고 있다.
주변 사람들을 보면 캠핑을 가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 어릴 적 캠핑이라고 하면 부의 전유물이라고 여겨졌던 시기가 있었다. 알다시피 캠핑용품 대부분이 고가의 제품들이라 그랬다. 지금은 해외직구도 편리해지고 장비들도 과거보다 좋아지면서 가격도 저렴해지니 엄두를 못 냈던 사람들도 캠핑에 참여하게 되어 캠핑족들이 많이 늘었다.
반려동물
가까운 한강공원이나 아파트 산책로만 나가더라도 목줄을 찬 강아지와 산책하고 있는 사람을 손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학창 시절만 하더라도 지금의 풍경은 익숙지 않았다. 주변에 있는 친구들을 보더라도 반려동물을 키우는 친구가 거의 없어서 친구네 동물이 생겼다 하면 모두 놀러 가서 강아지를 만지고 껴안았던 기억이 난다.
유년시절 미국에 살 때 공원에 가면 놀라웠던 게 많은 사람들이 동물들을 동반하고 있어서다. 그것도 우리나라처럼 소형 혹은 중형견이 아닌 대부분 대형견들을 데리고 다녔다. 달마티안을 많이 봤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돌이켜 보면 미국인들이 그렇게 큰 개들을 키웠던 건 주거환경의 차이라 생각한다. 아파트 문화권이 아닌 단독주택에다가 집과 집 사이의 거리가 멀어 안전을 위해 그런 것 같다.
미국에 살던 게 벌써 20년 전 얘기고 국내에서 애완동물들이 많이 보이기 시작한 건 10년 전쯤이었다. 옛날에는 동물과 관련된 TV 프로그램이 동물농장이나 다큐멘터리뿐이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반려동물 교육법과 관련된 영상들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이를 미뤄보아 국내에 반려동물 문화가 미국보다 10~20년 정도 뒤에 시작했다고 생각하는 게 얼추 맞다.
앞으로
향후, 국내에는 수상레저와 관련된 것들이 인기를 끌 것 같다. 독일에서 지내는 동안 부자들이 향유하는 문화로 유명했던 게 수상과 관련된 스포츠들이었다. 요트, 보트, 카누 정도가 있었고 부의 척도를 나타내는 건 요트나 보트의 유무였다. 그래서 독일인 친구들을 만나 얘기해보면 요트 정비사 혹은 관리사가 되고 싶어 하는 사람들도 꽤나 있었다.
제 아무리 한류가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더라도 아직은 음악, 영화, 드라마에 국한되어 있어서 다른 부분에서는 해외 국가의 영향을 많이 받을 것이다. 우리나라도 나날이 서구권 선진국들처럼 되어가고 있기에 앞으로는 수상레저와 관련된 수요가 증가하지 않을까 예측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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