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발란스 993 뒷꿈치 자가 수선 수리 후기

2023. 9. 14. 18:00후기/사용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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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뉴발란스 993 뒷꿈치 자가 수선 수리 후기 : 머리말

      원달러 환율이 1200원 초반이던 무렵 뉴발란스의 993을 큰맘 먹고 직구했다. 학창시절 574를 구매했던 경험 때문에 구매를 꽤나 망설였다. 밑창이 너무 쉽게 닳아서 넘어진 적이 많았기에 그랬다. 하지만 직접 993을 신어보니 걱정은 눈 녹듯이 사라졌으며, 몇 안되는 인생 신발이 되었다. 그렇게 993은 사시사철 바깥에서 나와 함께하는 절친이 되었다.

    구매 직후 993 인증샷 및 착샷

      그러나 스웨이드라는 태생적인 한계 때문일까 어느 순간부터 확 낡기 시작했다. 변색은 고사하고 가장 문제였던 부분은 신발 뒷굽의 스펀지가 삐져 나오기 시작했다. 회색 신발 사이로 노란 스펀지가 보이기 시작하는데 여간 거슬리는 것이 아니었다. 993을 새로이 사야할지 복원 업체에 맡겨야 할지 선택의 기로에 섰다.

    터져버린 993 모습

      대략적인 견적을 의뢰해보니 10만원 이상의 금액이 발생할 전망이었다. 해당 금액이라면 새로운 신발을 살 수 있는 금액이기 때문에 망설여졌다. 그렇다고 993과 비슷한 신발을 사자고 하니 또, 돌고 돌아 993으로 올 것만 같았다. 유난히 가성비를 많이 따지는 나였기에 고민하는 시간도 길어졌다.

    연장도구 gif

      생각이 많아질 무렵, 때마침 여름이 찾아왔다. 일반적으로 여름에는 운동화 보다는 쪼리나 슬리퍼를 애용했기 때문에 생각할 여유가 생겼다. 다방면으로 고민한 끝에 결국에는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자가 수선기에 도전하게 되었다. 손재주에는 나름 일가견이 있어서 결정하게 된 것이 가장 컸다.


    2️⃣ 뉴발란스 993 뒷꿈치 자가 수선 수리 후기 : 깔창 교체

      우선 신발 깔창부터 바꿨다. 가장 수월하기 때문에 먼저 손을 보게 되었다. 기존에 쓰던 깔창은 이미 너무 더러워질 정도로 더러워졌고 구매 초기의 폭신함도 사라졌기에 제 기능을 하지 못했다. 993이라는 신발이 착화감 좋기로 유명한데 거기서 깔창이 미치는 역할이 참 컸던 것 같다. 깔창에도 여러 종류가 존재 하겠지만 국산 깔창은 대부분 내가 찾는 목적과 동떨어지기도 했고 경험이 너무 별로라 배제했다. 대부분 키 높이에 특화되어 있으며 깔창이 주는 쿠션감도 미미하다.

    일본 ABC마트 더블 쿠션 깔창 포장 모습

      예전에 한번쯤 일본 여행에 갔을 때 ABC마트에 들른 적이 있는데 당시 재미로 깔창을 한번 봤던게 기억났다. ABC마트가 일본 기업이기는 하지만 국내에도 매장이 여럿 있었기에 가까운 매장을 한 두번 둘러봤다. 그때마다 일본에서 보았던 깔창은 없었다. 어떻게 하면 구할 수 있을까 하던 찰나, 마침 일본에 방문할 계획이 있는 지인 생기게 되어 대리로 구매를 맡기게 되었다. 사이즈도 내가 신는 993과 일치하고 제품의 쿠션력도 상당했다.

    993 기본 깔창 (좌)와 신규 깔창(우)

      포장을 벗기고 기존의 깔창과 모양과 크기를 확인했는데 일치하는 것 같았다. 별다른 조치 없이 그대로 신발에 넣었는데 발꿈치 부분의 깔창이 들어가지 못하고 신발의 뒷굽이로 튀어나왔다. 크기를 조절해줘야 했는데 공수해온 깔창에 보이는 유도선을 따라 내 신발 사이즈에 맞춰 잘라줬다. 폭신해서 잘 안잘릴 것 같았는데 의외로 시원하게 잘렸다. 재단한 깔창을 신발에 넣어주니 빈틈없이 잘 자리 잡았다. 마치 기존의 깔창처럼 말이다.

    신규 깔창으로 변경한 993 모습

      기존의 깔창 색은 회색인데 반해 신규 깔창은 검은색이라 어울리지 않을까봐 걱정을 많이 했다. 하지만 넣고나니 같은 무채색 계열의 색상이라 그런지 튀지 않고 조화를 이뤘다. 처음으로 깔창을 교환한 다음 신어봤는데 굉장히 만족스러웠다. 완전히 새로운 신발이 되었다. 예전 깔창은 쿠션감이 다 죽어서 운동화가 아닌 구두를 신는 것 같았는데 단지 깔창 하나 바꿨을 뿐인데 993 초기 구매했을 때의 착화감을 보여줬다.

    3️⃣ 뉴발란스 993 뒷꿈치 자가 수선 수리 후기 : 신발 뒷꿈치 수선 

      성공적으로 깔창 교체로 더욱이 993을 살려서 신어보고 싶어졌다. 가장 큰 난관은 역시 뒷꿈치에서 흘러 나오는 스펀지였다. 신고 벗을수록 구명이 커져서 하루 빨리 조치를 취해야 했다. 자가 수선 하는 사람들의 사례를 찾아보니 대부분 시판중인 뒷꿈치 수리 스티커로 수선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잠시 고민하긴 했지만 배송을 기다려야 하기도 하고 일시적인 조치라 생각이 들어 해당 방법은 보류하고 다른 방법을 찾아보고 생각했다.

    993 복원용에 이용된 천과 스펀지

      ‘즉시, 직접’ 처리 가능한 방법을 생각해보니 역시나 꿰매는 것 말고는 왕도가 없었다. 그래도 일반적인 운동화 처럼 전부 가죽 재질이 아니었기에 한번쯤 도전해 볼만 하다는 판단이 섰다. 머리속으로 한번 시뮬레이션을 해본 뒤 구상해본 아이디어를 그대로 실행에 옮겼다. 구상안은 993 뒷꿈치 부분에 바느질 땜이 최대한 안보이게끔, 스펀지와 스웨이드로 되어 있는 부분을 직접 꿰매는 것이었다. 마음 같아서는 천과 스펀지까지 직접 보강하고 싶었지만 구두용 작업도구가 없으니 위 방법이 개인이 할 수 있는 최선이었다.

    수선 직전 신발끈을 모두 뺀 993 모습

      수월한 바느질을 위해 산발에 있는 줄을 모두 풀렀다. 그 다음에는 손이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도록 신발 중앙에 위치한 혀를 밖으로 빼낸 뒤 작업을 시작했다. 993 색상과 가장 비슷한 천이 필요했는데 마침 집안을 돌아다니던 천이 떠올라 잘라서 사용했다. 잘라낸 안감에는 힘이 없어서 그런지 예전의 모습을 찾아 가려고 계속 안쪽으로 말려 들어가서 바느질을 어렵게 만들 것만 같았다. 핀을 꼽아 고정하면 될 것 같았기에 우선 내버려뒀다.

    옷핀으로 천을 고정하여 작업하는 모습

      신발의 뒷꿈치 끝 부분부터 작업을 시작했다. 비교적 다른 곳보다 꿰매기 수월하고 무엇보다도 여기가 좀 고정되면 다른 곳도 꿰맬 때 덧댄 천이 움직이지 않을 것 같아서다. 하지만 막상 해보고 나니 천이 움직여서 핀을 꼽아둔채로 작업을 이어갔다. 바느질 땀이 표시 안나게끔 얇은 실로 하고 싶었지만 그러니 실이 그대로 천을 통과해서 포기했다. 달리 방법이 없어서 기존의 굵은 실로 작업을 마무리했다.

    수선 직후 993 모습

      처음에는 상태가 비교적 양호한 왼쪽을 먼저 시작했다. 바느질이 어느정도 익어야 더 큰 부위도 꼼꼼하게 꿰맬 수 있을 것 같아서 내린 판단이다. 확실히 한번 하고 나니, 손에 익어서 그런지 오른쪽은 더 큰 부위를 수선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더 빨리 작업이 마무리 되었다. 양쪽 신발을 모두 꿰매 놓고 뒷정리까지 하는데 대략 2시간 정도 소요된 것 같다.


    4️⃣ 뉴발란스 993 뒷꿈치 자가 수선 수리 후기 : 실사용 후기

      지난 한 주 동안 매일 993을 신었다. 수선을 한 다음에 아예 뜯어지면 새로 살 생각이었는데 의외로 잘 버텨줬다. 무엇보ek도 양말에 계속 뒷굽이 부분이 쓸려서 걱정했는데 바느질 직후의 모습을 잘 유지했다. 확실히 손바느질이 튼튼하긴 한 것 같다. 바느질 땀들도 때가 타며 993 본연의 색상처럼 바뀌어 제법 잘 어울렸다.

      천 하나 덧대었을 뿐인데 튀어나오던 스펀지도 그대로 멈췄다. 바느질 땀이 풀리지 않고 제 자리를 지켜줘서 그런 것 같다. 안감 내부까지 손으로 바느질이 가능했으면 더할 나위 없이 좋았겠지만 신발 모형을 지지해주는 플라스틱 살이 있어서 어쩔 수 없었다. 여차저차 993의 생명이 1년 가량 연장 되어서 뿌듯하다.


    5️⃣ 뉴발란스 993 뒷꿈치 자가 수선 수리 후기 : 마무리

      일단은 993과의 인연이 더 길어질 것 같다. 원래는 올 연말쯤 천부하고 새로운 신발을 곧장 구매할까 했는데 조금 무리하면 내년까지는 버틸 것 같다. 중간에 매쉬 부분이 다 터지지 않는다면 한 동안 버텨볼 심산이다. 요즘 신발 가격이 말도 안되게 올라서 그냥 막 구매 하기가 조금 힘든 것 같다. 조금 마음에 든다 싶으면 20만원과 30만원부터 시작하니 말이다.

    구매 고려 대상 신발 모음

      요즘처럼 통이 넓은 바지를 입는 것이 유행할 땐 펑퍼짐한 신발이 잘 어울린다. 뉴발란스를 또 구매할지 아니면 비슷한 모양의 나이키를 구매할지 선택의 기로에 빠져있다. 리셀 가격이 조금 빠진다면 뉴발란스 2002를 구매하고 싶고 그게 아니라면 탈나이키 착화감을 가진 P-6000 회색을 구매하고 싶다. 아니면 아예 무리해서 나이키x사카이 베이플 와플을 살까도 고민중이다. 때까지 993이 버텨주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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