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집 마련의 꿈

2022. 5. 6. 08:00도시 이야기/도시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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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민국-세종시-아파트-풍경-사진

    내집 마련

      현대사회에는 과거 계급사회와는 달리 계층이 파괴되었다고 말한다. 교과서에서도 우리는 그렇게 배운다. 봉건제 유럽에서 농노와 소작농의 차이는 거주지 이전의 자유였는데 자가가 없는 현대 사회인을 과연 자유인이라 할 수 있을까. 요즘 들어 더욱이 집을 갖고 싶다. 누군가 내게 요새 가장 갖고 싶은 게 무엇이냐 물으면 늘 대답은 집이라고 한다. 주변 친구들을 보면 집보다는 차에 관심이 많던데 내가 유별나다. 그렇다면 왜 그렇게 집에 목을 매는 걸까.

      어렸을 적부터 부모님의 직업 때문에 이사는 일상이었다. 보통은 1년에 한 번이었고 짧은 경우엔 6개월에 한 번이었다. 그나마 다행인 건 초등학교 고학년부턴 한쪽 지역에서 줄곧 지냈다. 이사를 많이 다녔단 걸 새삼 느끼게 해준건 주민등록 초본을 떼면 서다. 기억은 잘 안 나는데 제출해야 할 곳이 있어서 온라인으로 서류를 발급했다. 많아야 두 장 정도 나오겠지 했는데 예상과 달리 무려 3장씩이나 나왔다. 오래 살지 않았는데 벌써 이 정도라니 죽기 전엔 몇 장이나 될까 싶었다.

      이사가 일상적이긴 했지만 그래도 늘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건 어려웠다. 하루아침에 익숙한 걸 버려두고 새로운 곳에서 시작하는 건 생각보다 힘들었다. 시골에서 시골로 이동할 땐 그나마 괜찮았지만 서울로 왔을 때가 가장 고된 일이었다. 아직도 어렴풋이 기억나는 건 서울에서 처음 학교를 다니며 꼭 나만 서울에 놀러 온 시골쥐 같단 느낌을 받았다. 중학교에 들어가면서 이런 건 자연스레 사라졌다.

      이사와의 인연은 해외에 나가서도 계속되었다. 2년간 독일에서 머무르며 11번 이사를 다녔다. 인간 삶의 가장 기본이 되는 의식주 중에서 주가 해결이 안 되니 여러모로 고생했다. 집을 빼야 하는 당일날까지도 옮길 곳이 마땅치 않아 애먹었다. 매일매일 이사 갈 곳을 찾기 위해 인터넷을 찾아보기도 하고 그러다 찾지 못하는 경우엔 지인들에게 사정하여 신세를 지기도 했다. 짧다면 짧다고 할 수 있는 기간 동안 집에 대한 소중함을 깨달았다.

      그동안의 여러 가지 경험들이 복합적으로 쌓여서 거주지에서 만큼은 안정적이었으면 좋겠다. 내 집 마련을 하려면 얼마나 모아야 하고 그 기간이 얼마나 걸릴지 계산해 봤는데 벌써부터 아득하다. 10억이라는 돈을 어떻게 하면 모을 수 있을까. 난 어떠한 대처를 해야 하는가. 요즘은 자기 집이 있는 동물들이 부럽다. 길거리에서 흔히 보이는 비둘기마저도 집이 있는데 내 집은 언제쯤 생길까. 적어도 상인계급은 되고 싶다. 오늘도 빼곡히 올라가고 있는 아파트를 보며 생각에 잠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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