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패션 연대기: 패정자에서 패린이가 되기까지

2023. 4. 19. 08:00내 생각/수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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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나의 패션 연대기 머리말

      최근 올린 포스팅 중 수필에 대한 호응이 좋았다. 굉장히 사적인 글이라 생각했기 때문에 그다지 사람들의 관심을 받지 못할 줄 알았으나 의외였다. 블로그를 애독해주는 몇몇 지인들은 ‘나의 연대기’ 시리즈를 종종 연재해보면 어떻겠냐고 먼저 제안했다. 앞으로 소재거리가 생각이 난다면 주기적으로 연대기 시리즈를 작성해보려 한다. 호응이 좋았던 이유를 생각해보니 아마도 분량이 심심치 않게 많이 나와서 그런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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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블로그 소재 지인 반응

      포스팅 하는 입장에서도 개인적인 생각을 정리하는 것이니 글 역시 다른 정보성 글에 비해 술술 써지는 편이다. 다만 어려운 점이 있다면 개요를 작성하는 것이다. 연대기로 작성할 법한 주제에 대해 고민해보니 꽤 관심 있는 패션 분야가 떠올랐다. 스마트폰처럼 평소에도 관심을 가지고 자료를 찾아보니 이런저런 할말이 많은 주제다. 언제부터라 말하기는 어렵지만 대략적인 시기를 토대로 패정자(패선+정자) 시절부터 지금의 패린이(패션+어린이)가 되기까지의 연대기를 다뤄볼까 한다.

    2. 나의 패션 연대기: 의식기

      살면서 처음으로 패션에 대해 의식하게 된 것은 사춘기 무렵이다. 대부분의 사람이라면 사춘기쯤 외모에 대한 관심이 급격히 높아지면서 자연스레 패션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진다. 나 또한 지극히 평범하게 해당 루트를 탔다. 학창시절 패션에 관심이 생겼을 때 인기 있었던 패션 아이템은 하이탑, 비니, 폴로티(PK셔츠), 스키니진, 노스페이스 등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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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시절 패션 아이콘 빅뱅 <출처: LG전자>

      많은 유행 아이템들이 존재했지만 가장 가지고 싶었던 옷은 나이키 축구팀 바람막이와 나이키 에어포스 하이탑이었다. 별도의 용돈을 받지 않은 채 명절에 받은 용돈으로만 취미생활을 하던 학생이었던지라 10만원이 넘어가는 물건은 그저 하늘의 별처럼 보였다. 부모님께 떼를 써서 사라고 하던 친구들도 있었지만 학생이었던 나에겐 10만원이란 엄청나게 느껴져서 차마 말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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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뱅크 후드티를 입은 빅뱅

      가끔 새로운 옷을 산 친구들이 자랑을 하곤 했는데 부러운 눈초리로 볼 수 밖에 없었다. 그러다 원하던 패션 아이템을 하나 구매하게 되었는데 뱅크 후드티다. 뱅크라고 하면 은행을 떠올릴 것이다. 이름과 다르게 레고 피규어가 프린팅 된 후드티다. 연예인들이 입고 다니는 걸 보며 꼭 갖고 싶었는데 언제 한번은 NC백화점에서 염가에 판매 하길래 그때 어머니가 하나 구매해주셨다.

    3. 나의 패션 연대기: 태동기

      돌이켜보면 예전에는 옷을 정말 못 입었는데 당시에는 꽤나 친다고 생각했다. 패션 태동기에는 처음으로 스키니진을 장만했다. 태생적 체형의 한계로 스키니진을 입으면 안된다고 했지만 역시나 유행 앞에 장사 없었다. 어떻게 하면 스키니진을 나름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을까 고민하던 찰나 내 얘기를 들은 친구가 마천시장에 가면 싸게 구매할 수 있다고 알려줬고 함께 동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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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천 중앙시장 입구 <출처: 네이버 로드뷰>

      마천시장에 방문했더니 무섭게 생긴 사장이 반겨줬다. 너무나 비싼 가격을 불러서 구매할 수 없었다. 당시 지갑에 들고 간 돈은 4만원 뿐이라고 하니 그 가격에 맞춰서 바지를 내줬다.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그 바지가 품질이 그리 좋지도 않았을텐데 패션에 대해 워낙 모르니 덤탱이를 잔뜩 썼을 것이다. 멋모르던 시절이라 그런지 스키니진을 가진 것 만으로 기분이 좋았다. 혹여나 어머니한테 들킬 까봐 필요할 때마다 구석에서 꺼내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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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폴로 티셔츠 로고 차이

      이때쯤 유행했던 옷은 아마 폴로티로 기억한다. 이제는 PK셔츠라 부르지만 당시에는 무조건 폴로티라 불렀다. 웃기긴 하지만 옷깃을 세우고 다니는게 대세였는데 멋쟁이 일수록 폭이 넓은 깃을 입고 다녔다. 원래 폴로티가 없었는데 부모님 친구분 중 미국에 놀러 오면서 진짜 폴로티를 사다주신 분이 있어서 열심히 입고 다녔다. 폴로티의 기수 모양이 작아서 애들이 종종 놀리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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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LB 클리블랜드 모자 <출처: 다나와>

      또 다른 아이템으로는 MLB 모자가 유행했다. 뉴에라 모자를 사고 싶었지만 부모님이 가격을 듣고 나서는 내가 모아둔 돈으로 구매하더라도 챙을 잘라 버릴 것이라고 엄포를 놓으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말 모자를 가지고 싶었다. 몰래 구매할 심산으로 MLB 매장을 찾았다. 생각보다 저렴한 가격이라서 모자를 구매했다. 당시 우리 학교에는 없던 클리브랜드 팀의 로고가 들어간 모자를 선택했다. 이때 깨달았다. 나한텐 힙합 무드가 어울리지 않다는 것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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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이키 프리런 2 <출처: 뽐뿌_Listener>

      고등학교를 다니면서 처음으로 1등급 과목을 받은적이 있다. 국영수처럼 비록 메인 과목은 아니였지만 부모님이 너무 좋으셨는지 원하는 물건을 하나 구매하주기로 하셨다. 당시 유행하던 드라마가 『시크릿 가든』이었는데 이때 형광색의 트레이닝화가 한창 유행했다. 나의 워너비 아이템은 나이키의 프리런이었는데 내신성적을 빌미 삼아 지금이라면 구매를 망설였을 법한 형광색의 나이키 프리런을 구매했다. 정말 가벼워서 아직까지도 기억에 남는 신발 중 하나다.

    4. 나의 패션 연대기: 성장기

      성인이 되면서 한껏 패션에 대한 관심도가 상승했다. 패션에 대한 관심이 커질 때 마침 네이버 웹툰에서 기안84의 패션왕도 하고 있어서 옷에 대한 고민을 더 했다. 고등학교를 졸업함과 동시에 어른스러움에 꽂히게 되면서 패딩은 급식스러움이 묻어나는 아이템이란 관념에 사로 잡혔다. 수능이 끝난 겨울에 코트를 구매했다. 트렌치 코드가 한창 유행했기 때문에 고가의 트렌치 코드를 구매했다. 너무 좋아서 날씨가 춥든, PC방을 가든 녀석과 함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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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럽산 대표 SPA 브랜드 로고

      코트와 친해질 무렵 한국을 떠났다. 독일에서의 생활을 시작했다. 옷은 되도록이면 현지에서 구매해야 사람들 사이에서 튀지 않는다는 부모님의 조언을 듣곤 한국에서 평소 입던 옷들을 두고 왔다. 대부분 현지에서 조달했는데 가장 애용했던 브랜드는 프라이마크(PRIMARK)였다. 유럽 기반의 스파 브랜드인 ZARA, H&M이 저렴할 줄 알았으나 국내와 별반 다를 게 없던 반면 프라이마크가 정말이지 노다지였다. 시즌이 지나면 특가 할인도 많이 했고 품질도 좋아서 애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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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V넥 티셔츠와 니트

      이 시기에는 사고 싶었던 아이템은 딱히 없었다. 대신 여름철엔 V넥, 겨울철엔 니트에 꽂혔다. 연예인을 보거나 패션 갤러리를 보거나 한 것도 아니다 그냥 이유 없이 꽂혀서 열심히 입고 다녔다. V넥은 여름철 체형 보완이 되는 것 같아서 좋아했고 니트를 입으면 포멀해 보인다는 관념이 사로 잡혀 있어서 그랬다. 지금 생각해보면 얼마나 잘못된 생각이었나 싶으면서 웃음이 나온다. 당시에는 나 정도면 옷 잘입는 것이라 생각하며 지냈던 것 같다.

    5. 나의 패션 연대기: 암흑기

      독일에서의 생활을 청산하고 한국에 돌아왔다. 나의 패션을 돌아봤을 때 이 시절이 가장 암흑기라 생각한다. 옷은 기본 아이템만 잘 입고 다녀도 반은 간다는 생각을 하고 살았다. 독일에서 살 때 구매했던 옷들을 그대로 입고 다녔다. 기본 아이템이 제 아무리 국밥처럼 든든하다고 하지만 그래도 한국 패션 사정은 고려하고 입고 다녔어야 했는데 현지 사정을 잘 고려하지 못한 나의 잘못이다. 이때는 기본템과 실용성에 중점을 맞춰 옷을 입고 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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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패션 고자 시절 여름철 옷

      여름에는 V넥 반팔, 기능성 반바지 그리고 크록스 슬리퍼로 마무리했다. 겨울에는 두꺼운 바람막이와 베이지색 치노 팬츠를 롤업해서 입고 다녔다. 이 정도로 기본템만 입고 다녀도 평균 이상은 간다고 생각했다. 지금와서 과거의 나를 돌이켜보면 그저 웃음만 나올 뿐이다. 그래도 당당했으니 저리 잘 입고 다녔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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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짜 패션 너드

      암흑기를 끝내준 것은 다름 아닌 몇몇 친구들이다. 한번은 옷을 촌스럽게 입고 다닌다는 말을 들었고, 또 다른 이유는 친구들과 함께 찍은 사진이 있었는데 나만 마치 다른 세대 옷을 입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그랬다. 어떻게 하면 남들처럼 아니면 깔끔하게 입을 수 있을까 고민을 더욱 하게 되었다. 인터넷에서 옷을 사면 괜찮다는데 온라인 구매는 사이즈 때문에 겁이 났다. 제조사 마다 옷 핏도 다르고 하체 발달 체형이기 때문에 옷을 구매하는데 남들 보다 제약 사항이 많았다.

    6. 나의 패션 연대기: 확립기

      사람마다 체형이 다르기 때문에 스타일도 다르게 입어야 옷태가 산다. 어떻게 하면 나한테 맞는 옷을 찾을 수 있을지 고심했다. 주변 사람들에게도 물어봤는데 다들 취향이 너무 달라서 크게 도움이 되지 않았다. 그러다 모든 지식은 온라인에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검색 기능을 활용했다. 유튜브의 패션 유튜버, 패션 갤러리의 글이 개인적으로 큰 도움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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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패정자 시절 즐겨보던 패션 유튜버

      패션이라는 분야 자체가 유행이 빠르게 도는데 온라인을 확인해 보니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입는지, 유행하는 트렌드는 무엇인지 쉽게 파악이 가능했다. 여러 사람들의 글을 읽으면서 세상에 이렇게나 다양한 브랜드가 있었구나 알게 되었다. 그전에 내가 알던 브랜드는 스포츠 브랜드, 등산복 브랜드, 일부 스파 브랜드가 뿐이었다. 더불어 나와 같은 체형의 후기들을 많이 참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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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신사 앱 실착 후기 내역

      지식이 점점 쌓여 가면서 이제는 시행 착오를 겪었다. 첫째로는 온라인 구매의 장벽을 넘었다. 내가 가지고 있는 옷 중에서 잘 어울린다 생각하는 옷의 치수를 측정하고 이대로 옷을 구매했다. 상의는 비교적 구매하기 쉬웠지만 하의가 어려웠다. 몇 번은 환불도 하면서 온라인 구매의 진입장벽을 허물었다. 이때 실착 후기가 많은 무신사가 큰 도움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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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용하는 스파 브랜드 스파오 포맨(좌)과 무신사 스탠다드(우)

      두번째는 핏이다. 흔히 옷태라고 하는데 나만의 옷태를 알기까지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적당히 유행도 신경 쓰면서 나한테 어울리는 옷과 분위기를 찾아야 했기 때문에 사이즈 보다 확립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렸다. 괜찮은 옷을 하나씩 입어 보려면 지갑의 출혈이 너무 컸기 때문에 국내 스파 브랜드를 적극 활용했다. 직접 매장에 가서 입어 보기도 하고 괜찮으면 온라인으로 구매했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이기 때문에 다양한 스타일에 도전하기 용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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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옷장 정리 및 문서화

      마지막으로는 옷장 정리였다. 그동안 프라이마크에서 구매했던 옷을 전부 정리했다. 잠옷으로 전환하거나 내가 잠옷으로 입기 어려운 경우 가족들의 잠옷으로 대체 되었다. 이외에도 유행이 다 지나버려 입기 어려운 옷들은 정리했다. 옷장과 서랍장을 정리하고 엑셀로 문서화 하니 내가 어떤 옷이 필요하고, 자주 입는지 한 눈에 들어왔다. 덕분에 옷을 사도 사도 부족하다는 생각에서 벗어날 수 있었고 챙겨 입은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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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롱코트 유행의 드라마 도깨비와 나이키 허라취

      옷장 정리를 마치며 이때쯤 유행하던 옷들을 구매했다. 터틀넥 스웨터, 롱코트를 구매했다. 시간이 꽤 흐른 지금까지도 잘 국밥처럼 잘 입고 있다. 신발은 나이키의 허라취를 구매했는데 생각보다 그리 오래 신지는 못했다. 발을 딱 잡아주는 느낌이 있으면서 디자인도 이뻤기에 좋아한더 신발이다. 다만 아킬레스건 쪽에 위치한 신발의 플라스틱 장식이 금방 끊어지는 바람에 오래 신지 못했다. 다시 구하려고 했지만 유행이 지나서 그런지 찾기도 어렵고 원하는 색상 배합이 보이질 않는다.

    7. 나의 패션 연대기: 확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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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패션 브랜드 메종 키츠네

      패션 갤러리를 접하며 구매욕이 생긴 브랜드와 아이템이 4가지 정도있다. 아르바이트를 하거나 목돈이 생길 때마다 하나씩 구매했다. 첫번째 주인공은 요망한 여우 로고를 한 메종 키츠네이다. 여우 로고가 너무 귀여웠기 때문에 정말 갖고 싶었으나 가격을 보고 마음을 접었다. 마음 한 켠에 버킷 리스트 아이템으로 담아두고 있다가 네이버페이 적립금으로 6만원에 티셔츠를 구매했다. 품질이 항상 안좋다고 욕을 먹는 제품이었는데 구매하고 나서 격하게 공감했다. 키츠네 로고는 정말 이쁜데 돈 값을 못하는 브랜드다. 아더에러랑 콜라보 한 제품은 좋다고 해서 벼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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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디다스x라프 시몬스 뉴러너 <출처: 키스더브랜드>

      두번째 주인공은 아디다스와 라프시몬스가 콜라보 한 신발 뉴러너다. 딱딱하고 독특하게 생긴 디자인이라서 보자마자 갖고 싶었다. 지금처럼 리셀 시장이 커지기 전이었는데도 가격이 30만원 전후였다. 너무 갖고 싶었는데 신발에 30만원씩 투자하는 것은 엄청난 과소비라 생각 되어 한 동안 마음을 접고 있었는데 홍콩의 유명 편집샵 브랜드인 육스(YOOX)에서 브라운 컬러의 뉴러너를 13만원에 팔길래 잽싸게 구매했다. 착화감이 나쁘기로 유명했는데 진짜 벽돌을 신고 다니는 느낌이라 두 번 정도 신고 신발장에 고이 모셔놨다. 아무래도 당근을 해야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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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꼼데 가르송 하이탑 <출처: 컨버스 코리아>

      세번째 아이템은 꼼데가르송 로고가 들어간 컨버스 하이탑이다. 이제는 유행을 넘어서 스테디 셀러로 자리 잡은 것 같아서 구매했다. 처음으로 10만원 대의 컨버스를 신게 되었는데 밑창이 폭신 폭신해서 놀라게 한 제품이다. 가격도 네이버의 크림을 통해 저렴하게 구매했다. 별 생각 없이 새벽에 크림에 14만원에 입찰을 올렸다가 1시간 뒤에 바로 체결이 되어서 구매할 수 있었다. 당시 크림이 유명하지 않아서 2만원 캐시백을 해줬기 때문에 12만원에 구매했다. 가을과 겨울 사이 종종 신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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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발란스 993 <출처: 뉴발란스 코리아>

      마지막 주인공은 뉴발란스의 993이다. 어디에 신더라도 무난하게 잘 어울리고 착화감이 좋아서 너무 마음에 든다. 개인적으로 하나 더 마련하고 싶지만 해를 거듭할수록 치솟는 가격 때문에 대체제로 다른 제품을 구매해야 할 것 같다. 구매가는 17만원으로 미국에 살던 친구를 통해 직구한 제품이다. 현재 시세로는 약 40만원에서 50만원 사이의 가격이던데 차마 이 가격에 다시 구매하기 어려울 것 같다. 내가 구매한 가격이라면 가성비가 진짜 뛰어난 제품이라 생각한다.

      옷 보다 신발에 대한 투자를 더 많이 했다. 하루는 패션 갤러리 댓글을 읽다가 ‘옷은 매일 입을 수 없지만, 신발은 매일 신을 수 있으니까 더 많은 투자를 하는게 더 좋다’ 라는 댓글을 본적이 있다. 보자마자 정말 신발에는 투자를 많이 해도 좋겠구나 싶었다. 매일 같은 옷을 입을 수는 없는데 신발은 매일 입는게 통용되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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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글 오버핏 검색결과

      전체적인 스타일에도 변화가 생겼다. 스타일에 가장 큰 영향을 준 것은 다름 아닌 국내에 불어 닥친 오버핏 열풍이다. 처음에는 받아들이기 어려웠지만 오버핏 데님을 시작으로 매력에 빠져 버렸다. 여기다가 더 늙기 전에 해야 욕먹지 않을 것 같던 장발도 시작했다. 오버핏을 시도한 처음에는 남에 옷을 입은 것 같은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아마 나한테 제대로 맞는 옷태를 찾지 못해서 생긴 결과 일 것이다. 이것 저것 시도해보고 나니 지금은 되려 어울린다는 얘길 자주 듣는다.

    8. 나의 패션 연대기: 마무리

      앞으로 나의 패션이 어떻게 변화할지 모르겠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포스팅에서는 패션 비상기는 제외했다. 온라인 상에 올라오는 패션 갤러리 유저들의 사진을 보면 아직도 갈 길 이 멀어 보인다. 처음에는 단순히 사춘기에서 비롯한 관심이었지만 지금은 어느정도 진심으로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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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류승범 배정남 패션 뉴스 헤드라인 <출처: 2020_뉴스엔미디어>

      포스팅 개요를 작성하기 위해 과거에 찍어 둔 사진들을 여러 개 봤는데 헛웃음만 나왔다. 어떤 의도로 입은 옷인지는 알겠지만 전혀 맞지 않는 머리, 옷을 보며 어떤 자신감을 가지고 다녔는지 이해하기 어려웠다. 앞으로는 시간이 꽤 흐른 뒤에 보더라도 어색해 보이지 않는 옷을 입고 싶다. 옷 잘입기로 유명한 류승범 배우처럼 나한테 잘 맞는 옷을 입는 사람이 되고 싶다. 다음 패션 연대기는 지금부터 10년 뒤쯤 작성하면 적당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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