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노래 연대기: 어쩌다 아이돌 노래에 푹 빠지게 되었는가?

2023. 6. 22. 18:00내 생각/수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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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나의 노래 연대기: 머리말

      취향과 관련된 포스팅을 좋아하는 방문자들이 많아서 어떤 신규 포스팅을 할지 고민했다. 사람의 취향을 표현하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다. 패션, 영화, 음식 그리고 노래 등이 존재한다. 블로그에 종종 패션이나 영화의 취향에 대해 포스팅 한적이 있지만 노래와 관련하여 따로 올린 경험이 없기 때문에 지금이 적절하다 싶어 포스팅을 결심했다.


    2. 나의 노래 연대기: 의식기

      지금처럼 케이블 방송과 유튜브가 없던 유년 시절, 주말을 정말 싫어했다. 지상파에서는 당연히 어린이가 볼 수 있는 방송도 없었고 EBS마저 다큐멘터리만 방영했다. 이중에서도 특히 지상파 방송을 싫어했는데 토요일 저녁만 되면 나오는 음악 방송 때문이다. 재미도 없는데 사람들이 왜 그렇게 열광하나 싶었다.

      유년 시절 내가 노래로 생각했던 것은 만화 주제곡 정도로 기억한다. 포켓몬스터, 디지몬 등 주제곡과 엔딩곡을 친구들과 부르며 온 동네를 휘젓고 다녔던 기억이 난다. 그러다 초등학교에 들어가게 되었는데 우연히 문방구 앞에 있는 뽑기 기계에서 휴대용 카세트를 경품으로 받게 되었다. 테이프를 듣고 싶은데 넣을 것이 딱히 없어서 집에 있는 테이프를 뒤적이다가 가요에 대한 존재를 알게 되었다.

      애니메이션 주제곡이나 동요만 듣던 나에게 가요란 정말이지 충격적으로 다가왔다. 당시 테이프에 수록된 곡은 가수 자자의 버스 안에서였다. 이외에도 몇 곡 더 있었는데 시간이 많이 흘러버린 지금은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이때부터 어렴풋이 어른들이 듣는 가요도 종종 들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3. 나의 노래 연대기: 태동기

      가요를 본격적으로 듣기 시작한 것은 초등학교 고학년 무렵이다. 이 시기쯤 유명한 가수와 좋은 노래가 쏟아져 나오기 시작해서 가요를 많이 들었다. 가수 거북이, SG워너비, 슈퍼주니어, SS501, MC몽 등 인기도 많고 노래도 잘 내던 가수가 참 많이 등장하여 귀가 즐거웠다.

      이동하는 시간에도 노래를 듣고 싶어져서 나름대로의 방법을 갈구했다. 아버지와 얘기를 해보니 마침 남는 MP3가 있다고 하셔서 급한대로 그걸로 노래를 듣고 다녔다. 내가 받은 기기가 완전 초기 모델이었기 때문에 용량도 256mb짜리에 건전지로 작동하는 모델이었다. 1년 정도 사용하다가 생일날 USB로 충전할 수 있는 MP3를 선물로 받았던 것이 기억난다.

    4. 나의 노래 연대기: 암흑기

      누구나 인생에 한번쯤은 겪게 되는 중2병이 찾아왔다. 이 시절에는 완전 힙합에빠지게 되었다. 내가 한창 힙합 노래에 빠졌을 무렵에는 지금처럼 강한 어조로 말을 하는 래퍼들이 드물어서 듣기 좋은 노래가 많았다. 래퍼들을 워낙 동경하기도 해서 부끄럽지만 한동안 가수가 되는 것이 장래희망이 되기도 했었다.

      가장 즐겨 들었던 가수는 에픽하이와 다이나믹 듀오로 기억한다. 지금도 종종 들을 만큼 명곡들이 많아서 질리도록 들었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힙합에 너무 심취한 나머지 아이돌 노래는 정통 노래라 생각하지 않아서 거의 안들었다. 돌이켜보면 정말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암흑기로 선정된 이유다.

    5. 나의 노래 연대기: 성장기

     그동안의 노래 취향을 돌이켜 보면 이쯤 가장 편식없이 노래를 들었던 시절이다. 팝송부터 빌보드, 락, 발라드, 힙합, K-POP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어지간한 노래는 전부 함께 MP3 플레이리스트에 넣고 다녔다. 장르의 편중 없이 노래를 들을 수 있었던 이유는 다름 아닌 라디오 때문이라 생각한다.

      급식시절 늘 00시부터 새벽2시까지 진행되는 신동·김신영의 심심타파를 청취 하면서 다양한 노래를 들은 덕분이다. 라디오에 방문하는 게스트의 노래를 듣기도 하고 청취자의 신청곡도 듣게 되면서 다양한 장르의 노래를 편식 없이 들을 수 있었다. 고등학교에 입학하게 되면서 야간 자율학습 때문에 라디오와 멀어지게 되었고 듣는 플레이리스트도 다시 재편되었다.

    6. 나의 노래 연대기: 발라드기

      고등학교에 입학하게 되면서 기존의 남녀 합반에서 분반이 되었다. 남자들끼리 있으면 아무래도 발라드 혹은 여자 아이돌 노래만 듣게 되는데 내가 속한 반 친구들은 대부분 발라드를 좋아했다. 다같이 노래방을 가도 다들 발라드에 심취해 있었다. 이 시절에 유명했던 가수들은 브라운아이즈, 디셈버, 성시경 정도로 기억한다.

      주말에 방영하는 가요 방송을 할 때에는 귀가 즐거웠지만 친구들과 노래방에 가서는 말이 달라졌다. 뭐랄까 다들 무슨 느낌을 내고 싶은지는 알겠는데 도저히  못들어주겠는 그런 느낌이었다. 한동안 발라드 강점기를 경험하다가 무한도전 가요제 콘텐츠와 슈퍼스타-K 열풍이 일어나면서 일부 좋은 노래를 제외하고 차트에서 발라드를 보기 힘들어졌다. 취향이 또 그렇게 변해갔다.

    7. 나의 노래 연대기: 확장기

      K-POP 노래를 즐겨 듣기 시작한 시점은 나름 최근에 일어난 일이다. 성인이 된 이후로 아이돌 노래를 본격적으로 듣기 시작했다. 극히 일부 기간을 제외하고 잘 듣지 않던 장르였지만 조깅을 시작하면서 열심히 듣게 되었다. 처음 러닝을 시작 했을 때에도 평소 듣던 노래들로 플레이리스트를 들으며 달렸다. 하지만 박자가 느린 노래들을 더 많이 들었기 때문에 뛸 때마다 힘이 빠졌다.

      아무것도 듣지 않으면서 달려 보기도 했는데 헐떡거리는 내 숨소리가 너무 잘 들려서 뛰는 내내 힘든 것이 너무 잘 와 닿아서 괴로웠다. 어떻게 하면 해결 할 수 있을지 고민을 하다가 어머니가 평소 운동할 때 박자가 빠른 노래를 듣는다고 하셨던 것이 기억나 속는 셈치고 한번 아이돌 노래를 들으며 달려봤다.

      아이돌 노래의 효과는 굉장했다. 같은 거리를 뛰어봤는데 평소 듣던 플레이리스트 보다 덜 힘들었다. 빠른 박자 덕분에 몸에 속도감도 잘 느껴지고, 기본적으로 음도 높은 음악들이 많아서 내 숨소리를 체감하기 어려웠다. 조깅을 하며 길러진 습관이 그대로 굳어져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8. 나의 노래 연대기: 마무리

      그동안 즐겨 들었던 노래를 돌이켜보니 앞으로는 어떤 노래에 눈을 뜨게 될지 궁금해진다. 어른들을 지켜보면 어느 순간부터 트로트에 푹 빠지게 되는 것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나이가 듦에 따라 나 역시 자연스레 트로트를 듣게 될지 궁금하다. 아이돌 노래에 급격히 빠지게 된 것처럼 트로트도 그럴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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