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7. 5. 08:00ㆍ내 생각/수필
MBTI?
꽤 오랫동안 한 시대를 풍미했던 혈액형의 시대가 지나가고 이젠 MBTI의 시대가 도래했다. 근래 들어 처음 만나게 된 사람을 보면 가장 많이 듣는 말은 "혹시, MBTI가 어떻게 되세요?"다. MBTI는 마이어스-브릭스 유형 지표(Myers-Briggs-Type Indicator)의 약자로 작가 캐서린 쿡 브릭스와 그녀의 딸 이자벨 브릭스 마이어가 스위스의 심리학자 카를 융의 분석심리학 모델을 바탕으로 1944년에 개발한 성격 유형 선호 지표다. 사람의 성격을 총 16개의 유형으로 나누어 설명한다.
오늘날에 존재하는 다양한 성격 유형 검사 중 하나이며 가장 대중적으로 알려져있다. 학창 시절에도 연 1회씩은 이런 성격유형 검사를 실시한 적이 있다. 원래는 사람들끼리 작은 흥미 위주의 성격 테스트로 했었으나 2020년도부터 SNS가 발달함에 따라 급속도로 커지게 되었다. 덕분에 유튜브나 다른 플랫폼의 숏츠를 보더라도 MBTI와 관련된 영상들로 도배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에 영향을 받아서 그런지 이를 맹신하거나 과몰입하는 사람들도 종종 있다.
그놈의 MBTI
회사 면접을 볼 때도 MBTI를 물어봐서 당황했던 기억이 있다. 사실 질문 자체를 들었을 때 놀래진 않았지만 내 답변에 대한 평 때문에 그랬다. 내 MBTI를 듣곤 면접관이 전혀 해당 MBTI가 아닌 것 같다며 되려 다른 건데 거짓말하는 게 아니냐는 식으로 물어봤다. 다른 것도 아니고 성격을 거짓말해서 뭐가 좋은 게 있을까 싶었다. 지속적으로 검증하기 위한 질문을 내게 던지는데 썩 기분이 좋지 않았다. 성격이라는 건 어차피 나중에 다 드러날 텐데 굳이 그럴 필요가 있을까.
너무 MBTI를 맹신해서 이것 때문에 친구들끼리 싸운적이 있다. 제삼자인 내가 보기엔 별거 아닌 일이었는데 갑자기 당사자들끼리 "E는 이래서 문제다. 혹은 N은 이래서 문제다."라는 말을 하기 시작하더니 갑자기 예전에 서로에게 서운했던 일들이 쏟아져 나왔다. 서로 아쉬운 게 있으면 그냥 말로 풀면 되는 일인데 굳이 MBTI란 녀석을 끌고 와서 감정적으로 투닥거리는 것을 보니 쌓인 게 많았나 싶었다.
다른 사례로는 내가 무슨 말을 하면 여기에 대한 평가를 MBTI를 빌려서 하는 사람도 있었다. "그건 N이라서 어쩔수 없는 거야"라는 식의 말을 들으면 굉장히 당황스럽다. MBTI테스트를 하면 사람마다 나오는 결괏값이 다를 것이다. 내 경우는 그때 겪는 일들이나 경험에 따라 달라진다. 사람이란 존재가 원래 가변적인데 어째서 16가지 유형이란 틀에 가둬 놓으려고 하는지 모르겠다. 순전히 재미로만 테스트를 보면 안 될까. 아쉬움도 남고 너무 맹신하는 사람을 보면 스트레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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