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7. 7. 08:00ㆍ내 생각/수필
가끔, 메이플 생각
가끔은 메이플스토리를 하고 싶어질 때가 있다. 요즘 들어 유난히 더 많이 생각나는 것은 코로나 때문에 해외여행을 맘 편히 못 가는 까닭이 아닐까. 과거의 메이플 스토리는 정말로 모험이나 여행을 하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 각 맵별로 이동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너무나도 길었고 필드에 간간히 존재하는 초고렙의 몬스터들. 이런 요소들 때문에 귀여운 그림체 임에도 불구하고 힘들게 모험하는 느낌이 들었다.
옛날 메이플이라 하면 항상 꼬리표처럼 따라 다니던 말이 노가다 게임이다. 레벨업 하기가 너무 어려워서 이런 수식어가 붙었다. 시간이 꽤 많이 지났기에 지금은 우리가 추억이라고 생각하지만 문자 그대로 노가다 게임이 맞다. 경험치 2배 이벤트가 하는 날이 아닌 이상 레벨 올리는 속도는 영시 원치 않았다. 사람들도 다들 같은 생각인지 이따금씩 열리는 2배 이벤트가 되는 날이면 서버는 주황색으로 가득했다.
사냥을 통한 캐릭터 육성의 한계가 명확해서 예전에는 사람들과 협동하여 깨는 일명 "파퀘(파티 퀘스트)"가 유행했다. 20개의 게임 서버에서 각 서버별로 한 개의 파티만 퀘스트를 할수 있었기에 경쟁이 엄청나게 치열했다. 내가 유일하게 파티 퀘스트를 할 수 있었던 시간은 사람이 드문 주말 새벽뿐이었다. 생판 처음 보는 사람들과 파티를 맺고 파티 퀘스트를 진행했다. 레벨업이라는 공통의 목표를 가지고 말이다.
난생 처음보는 사람들이었지만 나이는 얼추 비슷했다. 형이라고 해봤자 고작 중학교 1학년이었다. 일면식도 없는 사람들과 함께 놀토의 밤을 지새우고 나면 결국 남이 되었다. 파퀘 이후 아예 접속을 안 해서 지운 사람도 있었고 아는 체를 해도 기억을 못 하는 사람도 있었다. 그땐 내가 어려서 많이 서운했다. 이제는 털이 수북이 자란 성인이 되었지만 가끔은 이런 낭만 있던 시절의 메이플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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