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유학생

2022. 6. 25. 08:00내 생각/어쩌다 독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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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일-베를린-필하모니-건물-외부-사진
    베를린 필하모니 건물

    유학생은 부자다?

      흔히들 해외 유학을 떠올리면 집안이나 가정형편이 넉넉하다 생각하는 고정관념이 있다. 여타 다른 해외에 거주하고 있는 한인 유학생들의 사정은 모르겠다. 독일에서 만났던 한인 유학생의 지갑 형편은 대부분 어떤 학과나 대학을 목표로 왔는지에 따라 많이 갈렸다. 국내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사례로 예체능을 목표로 한 친구들은 넉넉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아무래도 음악이라는 분야가 돈이 많이 들어가기에 그런것 같다.

      반면에 공대나 문과쪽을 희망하는 학생들은 평범했다. 독일 유학길을 선택한 사람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대부분 금전적인 이유로 독일을 찾았다. 미디어의 영향으로 모두가 잘 알고 있듯이 저렴한 학비 때문에 그럴 것이다. 나도 처음에는 미국 유학을 희망했었으나 생활비와 학비를 합치면 아무리 절약하며 살더라도 1억 원 정도의 경비를 지불해야 해서 포기했다. 학위로 장사를 하고 있다는 말이 있듯이 미국 유학은 아무나 갈 수 있는 게 아닌 것 같다.

    알바를 하다

    이삿짐-모음-사진

      금전적인 여유가 부족해서 늘 어떻게 하면 돈을 아끼면서 살 수 있을까 고민했다. 식비나 외식비 같은 내 힘으로 줄일 수 있는 비용들을 우선적을 줄였다. 친구들 만나는 횟수도 최대한 자제했다. 아낄건 아끼고 줄일 건 줄이다 보니 매달 생활비, 학원비, 교통비를 포함해 80만 원으로 생활할 수 있었다. 가끔, 외식을 하고 싶을 땐 2유로 케밥을 먹던지 잡지 부록에 딸려 나오는 버거킹 쿠폰으로 햄버거를 사 먹었다.

      돈에 목 매이는 게 싫어서 고민을 하고 있던 와중 독일 한인 커뮤니티 사이트인 베를린 리포트에 단기 알바 자리가 올라온 것을 봤다. 내용은 이삿짐이었는데 시작 시간만 있고 끝나는 시간은 없었다. 시급 13유로였기에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연락을 했다. 작성자와 연락을 해보니 첫 번째로 연락한 사람이라서 바로 합격할 수 있었다. 혹시 몰라서 함께 살던 친구한테도 의사를 물어보니 본인도 하고 싶다길래 같이 껴서 갔다.

      이삿짐 알바는 난생처음이었다. 살면서 처음으로 내 몸만 한 가전들을 옮겼다. 독일의 집은 우리나라의 거주지처럼 창문이 크지 않고 대부분 직사각형 형태에다가 안쪽 혹은 바깥쪽으로 당겨서 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사다리 차가 있더라도 가구나 가전을 옮길 수가 없다. 결국 손으로 직접 하나하나 옮겼다. 5층에서부터 1층까지 세탁기, 냉장고, 식기세척기 심지어 개수대까지 뜯어서 옮겼다. 물건을 옮기며 피라미드는 사람이 만든 게 맞는구나 싶었다.

      새벽부터 시작한 일은 오후 3시가 되어서야 끝났다. 거의 10시간가량 일을 했다. 덕분에 130유로를 받을 수 있었다. 이걸로 뭘 사 먹을지 신나는 고민을 하며 집에 돌아갔다. 너무 피곤한 나머지 낮잠을 잤다. 일어나서 오래간만에 외식을 했다. 문제는 다음날 발생했는데 온몸이 누군가한테 맞은 것처럼 쑤셨다. 전날 내 몸만 한 물건들을 옮겨서 그런 것 같다. 이후에도 간간히 베를린 리포트를 보다가 올라오는 알바 글이 있으면 하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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