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디즈니랜드 방문기

2022. 3. 31. 08:00후기/방문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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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랜도 신드롬(Orlando Syndrome)

      디즈니랜드(Disneyland)에 다녀온 지 어느덧 5년이 되었다. 부모님 지인을 통해 우연히 방문했다. 성인이 되어서는 처음 왔다. 유년시절 잠깐 미국에 있을 때 왔었는데 어른이 되어 오니 느낌이 사뭇 달랐다. 20년도 더 된 일이니 그땐 입구에서 보안검색대를 통과했는지도 기억이 안 난다. 길고 긴 보안검색대 줄을 통과하고 입장할 수 있었다.


       미국의 가장 긴 연휴 시즌인 12월에 방문해서 그런지 어딜 가나 인산인해였다. 놀이공원이 너무 커서 3번에 걸쳐 나눠서 봐도 다 못 본다는데 미국의 스케일은 적응이 잘 안 된다. 굉장히 오래전 일이지만, 어트랙션을 보면서 그때의 데자뷔를 느꼈다. 그때의 난 너무 작은 아이였지만 지금은 좀 자랐다고 놀이기구 내에 위치한 기구와 장식물들이 커 보이지 않았다. 디즈니를 떠올리면 생각나는 미키 마우스와 친구들, 백설공주, 신데렐라, 폰카 혼타스 , 라이온 킹 등 예전에 나온 작품들만 생각했는데 디즈니가 인수를 많이 해서 그런지 다양한 캐릭터를 활용한 어트랙션들과 조형물들이 있었다. 오히려 볼거리가 너무 많아서 눈을 어디다 둬야 할지 몰랐다. 내가 자랐듯 디즈니도 성장했나 보다. 놀이기구의 주 이용고객은 가족들을 잡은 것 같다. 부모와 아이가 같이 타더라도 재밌는 어트랙션들이 많았다. 보통 부모가 좋아하는 놀이기구는 아이가 타기 어렵거나 아이가 즐거워하면 부모는 그저 그런 경우가 자주 보이는데 이런 걸 배려한 디즈니의 세심함이 돋보였다. 부모님 지인과 함께 탄 나도 즐겁게 탔다.

      놀이기구를 몇 개 타고 늦은 점심을 먹었다. 후에 놀이기구 몇 개를 타고나니 금세 20시가 되었다. 나를 픽업하러 온다는 분이 계셔서 부모님 지인과는 나가는 방법에 대해서만 듣고 인사를 드리고 나왔다. 내가 나오는 시간쯤 야간 퍼레이드를 시작했는데 다 못 보고 나온 게 너무 아쉬웠다. 디즈니랜드 내에 있는 최소한의 전등만 키고 나머지는 전부 꺼지니  가까운 앞도 보기가 어려웠다. 표지판이 하나도 보이질 않아서 출구까지 가는 동안 직원을 붙잡고 길을 물어물어 갔다. 인터넷에서 봤던 것처럼 모든 직원들은 유난스러울 정도로 밝고 활기차게 나를 도와줬다. 덕분에 무사히 출구에 도착할 수 있었다. 출구로 나와서 선택의 기로에 섰다. 차편을 이용해서 디즈니랜드를 빠져가는 방법과 유람선을 타고 가는 방법이 있었다. 부모님 지인이 유람선을 타면 시간은 좀 걸리더라도 야경이 이쁘다며 추천해주셨다. 바로 온 차편은 내버려 두고 조금 더 기다렸다가 유람선에 올랐다. 다들 가족들하고 왔는데 일행 없이 유람선을 탄 건 직원과 나뿐이었다.

      유람선이 출발하고 뒤를 돌아보니 디즈니랜드의 트레이드 마크인 성이 보였다. 디즈니 영상물을 보면 시작 전에 오프닝 크레디트로 나오는 그 성이 맞다. 퍼레이드를 다 못 보고 나온 나를 위로해주듯 성에는 현란한 조명들이 비쳤다. 막바지엔 성 주변으로 휘황찬란한 불꽃놀이가 터졌다. 유람선이 도착할 쯤엔 잘 보이던 성은 한 뼘 한 뼘 작아져 아른거리는 불빛으로나마 알아볼 수 있었다. 디즈니랜드를 보면서 다양한 생각에 잠겼다. 내가 살면서 또다시 이곳에 올 일이 있을까?라는 의구심과 부모님과 미래의 내 가족과 함께 이곳에 꼭 함께 와야 지란 결심을 했다. 또 결이 다른 얘기지만 외국인들은 우리나라 놀이공원이 시시하게 느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덕분에 한국에 돌아와서 꽤 오랫동안 놀이공원에 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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