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카 방문기

2022. 3. 8. 08:00후기/방문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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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사카-도톤보리-글리코상-사진

    오사카 신드롬(Osaka Syndrome)

      한참 엔화(¥;JPY)가 저렴할 때 주위에 꽤 많은 친구들이 일본행 비행기에 올랐다. 같이 가자고 권유하는 친구들도 많았다. 다녀온 사람들은 일본에 대한 기억이 좋았는지 이후 더 자주 찾았다. 그때가 아마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일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았던 때라서 정중히 거절하고 일본에 대한 여행 계획은 무기한 보류시켰다. 대신 우리나라에서 조금 멀더라도 다른 주변 국가들을 여행하곤 했다.

      교환학생 때 알게된 일본인 친구들에 의해 내가 정한 금칙은 깨졌다. 오사카 출신인 친구들을 만나기 위해 무턱대고 일본행 티켓부터 예매했다. 왕복표값은 9만 원 밖에 하지 않아서 새삼 가까운 나라였구나 느꼈다. 기내 수화물도 무료로 한 개 들고 갈 수 있어서 친구들이 좋아할 만한 한국 기념품들을 챙겼다. 지하철 키링, 화장품, 마스크팩, 불닭 시리즈, 허니버터 아몬 드류 등을 준비했다. 대략 일주일 정도 친구 자취방에 머무르며 오사카를 겉핥기 식으로 다녔다. 도시가 워낙 넓고 지하철은 또 너무 복잡해서 홀로 이곳저곳 다니기 어려웠다. 학기 중에 방문한 터라 친구들도 저마다의 사정으로 바빠서 하루 종일 나를 돌봐줄 수 없었다. 혼자 돌아다닐 땐 관광객들이 가장 많은 도톤보리 위주로 돌아다녔다. 골목마다 작고 아담한 상점들이 나를 반겨줬다.

      내노라하는 선진국을 돌아다녀 봤지만 처음으로 경험한 일본은 내게 신선한 충격을 줬다. 일본에 대한 개인적인 느낌과 감상을 한 줄로 요약하자면 마치 "아시아 속의 유럽"이다. 건물과 조경들이 나를 유럽에 있는 착각에 빠지게 만들었다. 유럽풍 건물들인데 간판만 일본어로 되어 있는 느낌이었다. 학창 시절 반일 교육을 받으며 자라온 나는 한국을 무시하는 일본에 대한 적개심이 컸는데 실제로 방문해 보니 무시할 수도 있었겠구나 이해하게 되었다. 예상치 못한 충격을 받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한류의 세계화로 문화적인 측면에선 비슷하겠지만 다른분야에서 일본과 어깨를 맞닿으려면 아직 갈길이 멀다. 오사카 방문은 예상치 못하게 우물 속에 있던 나를 꺼내 주었다. 아참, 난 일뽕 싫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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