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4. 15. 08:00ㆍ내 생각/수필
볼카노프스키 vs 정찬성
지난 주말, 볼카노프스키와 정찬성의 경기가 열렸다. 순수하게 피지컬로만 압도하는 스포츠에 무관심한 나라서 별생각 없이 지나갔다. 지인들은 이 경기에 꽤 관심이 많아 보였다. 경기가 열린 당일엔 인터넷도 온통 이 얘기로 도배되었다. 개인적으로 피지컬로만 하는 스포츠는 선호하지 않는다. 특히나 격투기는 어느 한쪽이 많이 맞아야 승자와 패자가 결정되니 좀 그렇다. 얼굴이 퉁퉁 부어도 경기에 임하는 선수를 보면 멋있지만 아파 보이는데 진짜 괜찮을까 하는 걱정이 더 앞선다.
대부분 인간의 신체적 능력으로 겨루는 스포츠는 양상이 비슷하다. 누군가 하나는 두드려 맞는다. 결이 조금 다르긴 하지만 레슬링도 누군간 맞는 역할을 해야 하니 말이다. 평소 지인들과 구기 종목이나 올림픽 종목들에 대해 대화는 종종 하는 편인데 격투 기류 얘기는 잘 안 한다. 그래서 나처럼 해당 스포츠를 즐기지 않는 줄 알았다. 실시간으로 카카오톡 방에 이번 경기가 중계되는 것을 보며 격투기의 인기를 새삼 실감하게 되었다. 스포츠 편식을 줄이기 위해 보려고 하지만 맞는 장면이 내겐 너무나 큰 진입장벽이다.
사람들은 왜 남의 고통을 유발하는 스포츠를 즐기는 것일까. 의문이 들었다. 격투기에 문외한인 내가 이번 경기 하이라이트를 보며 느낀점은 아마 선수의 탈인간적인 면모와 도전정신이 그 이유라 생각한다. 사람의 신체적 능력을 극대화하여 그것을 뽐내고 거기에서 나오는 움직임을 보며 감탄을 자아낸다. 이번에는 일방적인 경기였는데도 오뚝이처럼 끝까지 일어나 경기에 임하려는 정찬성 선수의 투지가 돋보여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지 않았을까. 이게 격투기 종목이 인기 있는 이유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