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대편] 안정리는 언제나 맑음 뒤 흐림 1부

2022. 8. 7. 09:30카투사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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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대 첫날

    미군-부대-배럭-생활관-사진
    미군 부대 배럭(생활관)

      처음으로 배럭(Barrack;생활관)에서 아침을 맞았다. 논산에서 나를 깨우던 알람도 KTA에서 나를 깨워주던 불침번의 외침도 없어서 일어나기 버거웠다. 오늘은 외부 병원에 가야 해서 일찍 일어났다. 공복에 수술을 하는 게 좋을 것 같아서 아침 식사는 일부러 걸렀다. 1층에서 선임과 약속된 시간에 만났고 지원대장님에게 보고를 하기 위해 사무실로 향했다. 휴대폰도 없기에 당연히 병원까지 데려다주는 줄 알았으나 알아서 가라고 하셔서 어안이 벙벙했다. 이럴 줄 알았다면 어제 미리 부모님에게 부대 앞까지 오라고 할걸 그랬다.

    대한민국 육군 소령 계급장

      벙쪄 있는 동안, 지원대장님이 부대 밖으로 나가는 방법을 설명해줬다. 넋이 나가 듣고 있는데 갑자기 병원이 그리 멀지 않으니 데려다주시겠다고 했다. 처음엔 본인 휴가라며 나 때문에 귀중한 시간을 낭비한다고 했었는데 급작스레 태세가 바뀌어 놀랬다. 병원까진 25분밖에 안 걸렸지만 경직된 자세로 조수석에 앉아 있자니 멀게만 느껴졌다. 체감상 1시간 이상을 차에서 보낸 느낌이었다. 지원대장님은 나를 병원에 데려다 주시곤 바로 사라지셨다. 전화기가 없으니 우선 병원에 들어가 프런트 전화로 부모님과 통화를 했고 만날 수 있었다.

      이미 예약과 접수는 되어 있었다. KTA에 있는 동안 받아둔 CT촬영본 CD와 진단서를 병원에 건냈다. 그래도 X-ray와 소변검사는 하자고 그래서 간단히 검사를 하고 나왔다. 모든 검사를 마치곤 비뇨기과 담당 의사 선생님과 만나 어떻게 수술을 할지 상의를 했다. 쇄석기에 누워서 충격파 수술을 받기로 결정했다. 환복을 하고 쇄석을 하는데 예상보다 엄청 따끔했다. 흡사, 옛날 난로에 불을 붙일 때 나는 소리와 함께 몸에 따끔함이 느껴졌다. 50분 정도 한 거 같은데 꽤나 고통스러웠다. 수술을 마치고 결석은 무사히 깨졌는지 확인을 했다. 발견했을 때 보다 절반 가량 줄었기에 성공적이었다.

      수술을 마치고 우선 지원대장님에게 보고를 했다. 수술에 대한 경과 보고와 몇 시까지 부대를 복귀하면 되는 게 맞는지 물어봤다. 유선상 보고를 드리니 수술 끝났으면 바로 복귀하란 말뿐이었다. 가족들과 점심을 먹고 바로 부대로 복귀했다. 확실히 수술을 하고 나니까 걸을 때마다 느껴졌던 통증은 사라졌다. 16시 30분까지 사무실에 있다가 배럭으로 돌아왔다. 1시간 뒤쯤 디팩에서 저녁을 먹고 18시에 있는 축구에 참여했다. 선임들한테 잘 보이고 싶어서 아픈데도 불구하고 공을 차는 선택을 했다. 오랜만에 공을 만져서 그런지 우왕좌왕에 공도 개발 세발 찼다. 에이스 신병이 되고 싶었는데 아쉬웠다.

    축구를 마치고 배럭에 도착하니 저녁 점호까지 얼마 안남았다. 애매하게 씻지도 못하고 점호를 하러 갔다.  점호 후 방으로 돌아가려는데 갑자기 내 맞선임이 날 불렀다. 맞선임은 이따가 내 방으로 분대장이 들어와서 얘길 좀 하고 갈 거라고 알려줬다. 너무 피곤한데 잠도 못 자고 맞선임을 기다렸다. 방에 돌아온 지 약 30분 뒤쯤 진짜 분대장이 찾아왔다. 1시간 정도 이런저런 얘기를 하고 사라졌다. 아직 부대에 온 지 이틀밖에 되지 않았는데 우선은 부대 인원들 모두 나쁘지 않아 보인다. 다행이란 생각이 든다. 군생활에 잘 적응하고 싶은데 과연 그럴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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