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어린이대공원 얼룩말 탈출 사건을 보며

2023. 3. 30. 08:00내 생각/수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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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서울어린이대공원 얼룩말 탈출 사건 머리말

    서울어린이대공원-탈출-얼룩말과-대치중인-오토바이-사진
    서울어린이대공원 탈출 얼룩말과 대치중인 오토바이

      지난주 목요일 친구 하나가 재밌는 사진을 보내줬다. 무슨 사진을 보냈는가 하니 도심 속을 거닐고 다니는 얼룩말 사진 한 장이었다. 주변 환경을 보아하니 낯이 익었는데 해외가 아닌 우리나라였다. 얼룩말의 주요 서식처가 아프리카인지라 당연히 아프리카 대륙의 어느 나라인가 싶었는데 당황스러웠다. 얼룩말 주변으로 붉은 벽돌로 된 2층짜리 주택과 우리나라 경찰을 보아하니 분명 한국은 맞는데 어쩌다 얼룩말이 탈출하게 되었는지 궁금했다.

    2. 서울어린이대공원 얼룩말 탈출 사건 전말

      얼룩말이 탈출한 것에 흥미가 생겨 인터넷을 찾아보니 어렴풋이 서울어린이대공원에서 탈출했음을 짐작할 수 있었다. 주변에 보이는 광진구 관련 간판과 표지들 덕분에 눈치챌 수 있었다. 해당 소동이 일어난 것은 지난주 3월 23일 오후 2시 40분쯤 발생했다. 서울어린이대공원에서 사육하는 수컷 얼룩말 ‘세로’가 사육장을 탈출하면서 생긴 해프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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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룩말 세로의 탈출 전말 <출처: 2023_SBS뉴스>

      그렇다면 얼룩말은 어쩌다 탈출하게 된 것일까? 궁금해졌다. 가장 최근에 일어났던 동물 탈출 소동은 2018년 9월, 대전에서 일어났던 퓨마 탈출 소동 밖에 없었는데 기가 막힐 노릇이었다. 녀석이 탈출하게 된 것은 나름의 속사정이 존재했다. 2년 전에는 어미를 잃었고 지난해에는 아비를 잃으며 양친이 모두 떠나자 반항기를 겪게 된 것이 사건의 발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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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룩말 세로 포획 뉴스 헤드라인 <출처: 2023_한겨레>

      부모가 가장 필요할 시기에 사라지자 반항기가 심해졌고 심지어는 옆 우리에서 지내고 있던 캥거루에게 시비까지 걸며 싸움을 걸었다고 동물원 사육사가 설명했다. 심지어는 사육사가 주는 먹이까지 먹지 않아서 굉장히 곤란을 겪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다가 갑자기 얼룩말 세로가 탈출을 감행했다. CCTV로 대략적인 경로는 파악했으나 워낙 빨리 사라져 버렸고 목격자들의 증언에 따라 녀석을 다시 포획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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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룩말 세로 단식 <출처: 2023_JTBC>

      약 3시간 동안 서울 시내 한복판을 활보하다가 주택가 근처로 들어가게 되었는데 이를 놓치지 않고 녀석을 구출했다. 사육사들이 세로가 나갈 수 있는 쪽을 막고 마취총을 약 10여 발맞춘 끝에서야 다시 동물원으로 데려갈 수 있었다. 무사히 동물원으로 돌아갔으나 아직까지도 밥을 잘 먹지 않는 둥 하는 후일담이 전해지고 있다.

    3. 서울어린이대공원 얼룩말 탈출 사건을 보며

      대초원을 달리는 습성을 가진 얼룩말인데 좁은 우리에서는 얼마나 답답했을까 싶다. 사람으로 치면 한창 청소년기를 겪고 있다는 녀석인데 그 사이 양친이 모두 떠났으니 굉장히 심난했을 것 같다. 어찌 보면 누군가의 보살핌을 필요로 해서 옆에 있는 캥거루한테 시비를 건 것은 아닐까. 녀석의 모습을 보면서 잠깐이나마 외국에서 혼자 살았던 때가 생각났다.

      우울함을 달래고자 무작정 동물원에서 뛰쳐나왔을 텐데 본능적으로 생각하던 모습이 아닌 눈앞에 펼쳐진 자동차들로 가득한 도로를 보았을 땐 어땠을까? 난생처음 보는 광경에 무서웠을 것 같다. 3시간이라는 시간 동안 광진구를 뛰어다닐 때 어떤 생각을 하면서 다녔을까? 녀석에게는 과연 바깥세상 구경이 재밌었을까? 무서웠을까? 사뭇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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