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4. 22. 08:00ㆍ후기/사용 후기
1. 남성 장발 후기 머리말
요즘 대중교통을 이용하다 보면 장발을 한 남성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과거에는 예비군 훈련장을 가는 것이 아니라면 보기 드물었는데 확실히 유행이 넘어온 것이 체감된다. 장발이 유행하기 시작한지 약 5년 정도 되어가는 것으로 생각된다. 이전에는 깔끔한 머리가 유행이었다면 근래에는 반대로 자연스럽고 넘기는 머리가 대세다.
유행을 쫓아가기 위해 나 역시 장발에 도전했다. 남자가 머리를 기른 다는 행위 자체가 아직까지 우리 사회에선 잘 통용되기 어려운 관념 같다. 그래서인지 머리에 대한 반응도 제 각각이다. 어떤 사람은 예전 스타일이 잘 어울린다 하고, 또 다른 사람은 지금의 장발이 낫다고 한다. 장발을 유지한지 어느덧 2년차에 접어드는 지금 장발로 지내며 느낀 후기를 간략하게 적어보려 한다.
2. 남성 장발 후기: 계기
다른 시도를 하고 싶어서 장발에 도전했다. 항상 앞머리를 내린 비대칭 머리를 했는데 어느 순간부터 나만 유행에 뒤쳐지는 느낌이 들었다. 뿐만 아니라 나이가 더 들기 전에 할 수 있는 일탈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장발을 시도했다. 우리나라는 아직도 나이에 대해 유독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에 더 나이가 들어서 하면 어떤 말을 들을 지 겁이 났다. 더 늦기 전에 인생의 한번쯤 도전해봐야 후회가 없을 것 같았다.
3. 남성 장발 후기: 진행과정
완연한 장발의 모습을 갖추기 전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원하는 스타일을 갖추기까지 약 1년 이상을 다듬으며 길렀다. 기르는 중간에 자르고 싶었던 순간이 정말 많았다. 더벅머리에서 장발로 넘어가는 구간이 가장 힘들었다. 흔히들 거지존이라고 부르는 구간인데 여름철과 겹쳐서 특히 어려웠다. 나날이 자라나는 머리와 덥수룩해지는 옆머리 때문에 굉장히 답답해 보여서 싫었다.
자르고 싶은 욕구를 잠재우기 위해 당시 조깅을 더 열심히 해서 체중감량에 힘썼고, 붕붕 뜨는 옆머리와 뒷머리를 잠재우기 위해 다운펌을 했다. 장발을 포기할까 하는 생각이 약 세 번 정도 지났을 무렵 어느정도 원하는 스타일이 나왔다. 여성의 단발머리 기장까지 기르는 사람들은 정말이지 존경한다. 과정과 돈이 너무 많이 들기 때문에 차마 단발까진 기르지 못하겠다.
4. 남성 장발 후기: 장점
무엇보다 어떤 옷을 입든지 잘 어울리는 것이 장발의 최대 장점이다. 예전에 하던 비대칭 머리는 깔끔한 스타일이 아니라면 다른 옷은 소화하기 어려웠다. 장발을 하고 나서는 오버핏도 잘 어울리고 미니멀 한 옷을 입어도 어울려서 좋았다. 대충 옷을 걸치기만 하더라도 꾸민 느낌이 나기 때문에 패션에 신경을 좀 덜 써도 되는 장점이 있다. 장발만이 주는 감성이 있기 때문에 생에 한번쯤은 도전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5. 남성 장발 후기: 단점
애석하게도 장발을 해보니 장점 보다는 단점이 많다. 첫째, 복잡한 과정이다. 기르는데 너무 많은 시간과 재정적 소요가 발생한다. 미용실을 한번 갈 때 마다 최소 7만원 이상 소요된다. 부분 펌과, 다운펌을 해야 깔끔하게 기를 수 있기 때문이다. 장발을 하기 전에 이런 정보들을 알았더라면 한번쯤은 다시 생각해 봤을 것이다.
두번째, 사회적 인식이다. 다소 뜬금 없을 수 있는 소리라 생각할 수 있다. 장발을 하고 나니 회사에서 면접을 볼 때 마다 머리에 대한 지적이 들어온다. 누군가는 해당 회사가 꼰대 회사가 아니냐고 할 수 있다. 현재 인사담당자 직책에 앉아 있는 분들이 두발규제 세대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발생하는 문제라 생각한다. 아직까지 사회적 시선이 곱지 않다.
세번째, 드라이 시간이다. 장발이라는 구조 때문에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문제다. 머리가 길어진 만큼 머리를 말리는데 걸리는 시간이 길어진다. 머리도 신경써서 말리지 않을 경우 원하는 대로 스타일이 나오지 않으며 부시시하게 뜨기만 한다. 장발을 하면 대충 말려도 될 줄 알았으나 오히려 손이 많이 간다. 머리를 제대로 안말리면 두피염에 걸릴 확률이 높아져 반드시 잘 말려야 한다.
6. 남성 장발 후기: 총평
적어보니 장점보다는 단점이 너무 많아서 당황스러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장발을 유지하는 이유는 장점이 나에게 더 크게 다가와서 그렇다. 누군가 내게 장발을 하겠냐고 물어본다면 망설임 없이 예스라고 대답할 것이다. 요즘 유행하는 꾸안꾸(꾸민듯 안꾸민듯) 스타일에 최적화 된 머리라 생각한다. 다만 회사에서 지적을 받으면 머리는 바꾸려 한다.
장발의 유행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모르겠지만 과거 유행했던 스키니진과 현재 유행하는 오버핏 데님이 공존하고 있듯 장발도 함께 공존하는 스타일이 되지 않을까 추측한다. 지인들과 종종 패션에 대한 얘기를 하다 보면 머리에 대한 질문을 종종 받곤 하는데 이번 기회에 한번 정리하게 되었다. 스타일의 변화를 주고 싶어서 장발을 고민하는 남성들에게 작게 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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