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9. 16. 14:30ㆍ도시 이야기/도시 정보
머리말
우리나라에서 고시촌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은 노량진이다. 과거 『다큐 3일』에 나올 정도이니 노량진은 고시촌의 대명사로 봐도 무방하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듯 어째서 노량진이 고시촌의 대명사가 되었는지 잘 모른다. 서울에서 가장 비싸다는 한강뷰를 가지고, 강남·강북으로 뛰어난 접근성을 자랑하는 노량진은 어째서 개발되지 않고 서울 내에서 유일무이한 고시생 천국이 되었을까.
고시촌 메카 노량진
서울의 최초 대입학원가는 지금과 달리 종로에 몰려 있었다. 종로와 광화문 쪽에 종로학원과 대성학원이 설립 되고 이후 다른 종합재수학원들이 우후죽순 생겨났다. 70년대까지 서울 학원가의 중심은 종로였으나 70년대 말 정부주도로 도심 기능 분산을 위해 사대문 안에 대입 재수학원 설립을 금하고 이전토록 조치를 취했다. 여파로 당대 가장 유명했던 종로학원은 충정로로 이전했고 대성학원은 노량진으로 이동했다.
대성학원의 노량진 이동 후 다른 대형학원들도 노량진 이동 행렬에 롤랐다. 한샘학원, 정진학원 등이 함께 들어서며 노량진은 지금과 같이 대입·재수학원의 성지가 되었다. 80년대부터 90년대까지 초호황기를 누리다가 본고사와 학력고사가 폐지 됨에 따라 쇠락의 길을 걸었다. 수능제도 도입 이후 과거보다 대입이 쉬워지고 인강의 보급과 스마트폰 보급이 증가함에 따라 과거와 같이 재수학원으로서의 막강한 입지는 사라졌다.
대입시장이 약화 되었지만 취업난 때문에 공무원, 공기업 응시자들이 예전에 비해 대폭 증가함에 따라 노량진은 다시 한번 부흥기를 맞았다. 본래 재수생이 사용하던 학원건물 시설이 그대로 성인학습에 도입 되었다. 재수생들이 사라진 빈자리를 공시생들이 채운 셈이다. 그래서 노량진에 가면 대입·재수생, 공무원 준비생, 임용준비생, 경찰·소방 공무원 준비생 등 다양한 준비생을 현장에서 찾아볼 수 있다.
역사적인 배경 말고도 고시생들이 몰리는 이유는 서울내 비교적 저렴한 물가 덕분이다. 수험생들의 넉넉하지 못한 주머니 사정으로 현금가 기준 저렴한 식당이 아직도 많다. 하지만 근래의 급격한 물가 상승으로 노량진역과 가까운 쪽의 식당·노점들은 과거에 비해 가격이 꽤 올랐다. 그래도 다른 서울 지역보다 여전히 저렴한게 노량진만의 장점이다. 저렴한 물가 때문에 서울의 다른 지역들과 달리 조용한 느낌도 강한 동네이다.
노량진 뉴타운 사업
여담이지만, 2003년도에 지정된 노량진 뉴타운 사업으로 어쩌면 더 이상 고시촌의 모습을 보기 어려울 수 있다. 비록 13년도에 노량진 고시촌을 뉴타운 개발 계획에서 제외시키긴 했으나 노량진의 뛰어난 위치와 교통 때문에 언젠간 개발 되어질 것이다. 본 사업은 원래 201년 완공을 목표로 시작했으나 2008년도 시작된 금융위기와 해당 지역주민 상권의 반발로 지지부진한 상태이다. 노량진도 개발 된다면 노량진-여의도로 이어지는 전경이 볼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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