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산편] 안정리는 언제나 맑음 뒤 흐림 1부

2022. 5. 30. 11:00카투사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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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정리는-언제나-맑음뒤-흐림-논산편-1부-썸네일-사진

    논산으로

      09시 정도에 집에서 출발했다. 논산까지 가는 길에 잠이 안올것 같아서 일부러 날을 샜건만 그래도 쉽사리 잠들기 어려웠다. 논산에 거의 다 왔을때 쯤 잠이 들었다. 아마도 환경적으로 크게 바뀌니 긴장해서 그랬을 것이다. 부대에 들어가기 전에 점심식사를 했다. 주변 친구들을 보면 일반적으로 입대 당일에 고기를 먹던데, 맘스터치가 너무 먹고 싶어서 맘스터치에 들렀다. 고기야 약소하더라도 훈련소에서 먹을수 있지만 햄버거는 식사로 나오진 않을테니까 내 나름의 고민을 하고 내린 결정이였다. 맘스터치에 도착해보니 나처럼 빡빡머리를 한 친구들이 한가득이였다. 안그래도 제조시간이 여타 브랜드 보다 긴편인데 오랜 시간을 기다렸다. 싸이버거가 무슨 맛인지 목구녕으로 잘 넘어가는지 모르게 해치웠다.

    육군훈련소

      할수 있는한 최대한 여유롭게 육군훈련소로 출발했다. 아버지께서 입영식 볼 것도 없다며 그냥 입영시간에 맞춰서 들어가라고 하셨다. 육군훈련소로 향하는 시골 도로의 한쪽편은 차들로 꽉 차 있었는데 흡사 추석 귀성길을 보는 느낌이였다. 차를 타고 들어가려고 했지만 이러다간 늦을것 같아서 걸어서 육군훈련소로 향했다. 이게 훨씬더 빨랐다. 이제는 입영심사대를 찾아야 했는데 눈치껏 사람들이 많이 가는 곳을 뒤쫓아 갔다. 빡빡 머리에다가 부대까지 들어오니 진짜 가는구나 몸소 실감 되었다.

      1330부터 1400까진 간단한 입영행사를 진행하고 조교가 부모님들을 보낸 뒤 인원들 줄세우기를 시작했다. 우리 기수의 인원들이 전부 왔는지 확인하는 작업이였는데 겨울이라서 그런지 너무 추웠다. 생년월일과 이름을 함께 호명했는데 정말 다양한 나이대의 사람들이 있었고 각자 나름의 사연이 있겠거니 싶었다. 너무 추워서 양손을 겨드랑이에 낀채로 말을 듣고 있었는데 조교가 나더러 사회물이 안빠졌다며 나무랐다. 즉시 손을 빼니 더 이상 뭐라고 안했으나 참 아이러니한 상황이였다. 인원점검이 끝나고 강당에 인원들을 앉힌 뒤에 나라사랑 카드와 신상을 기록하는 과정을 거쳤다.

      강당에서 이것저것 하는데 인원들이 많아서 그런지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 걸렸다. 화장실 가는 시간이 주어졌었는데 잠시 화장실에 들러서 친구 및 지인들과 마지막 카톡을 남겼다. 16시에 했던 카카오톡이 사회와의 마지막 카톡이였다. 다들 나랑 생각이 비슷했는지 화장실 대변기 칸은 없어서 못갈 정도였다. 애들이 하도 안나와서 답답함을 느꼈는지 훈련병 조교가 화장실에서 볼일만 보고 빨리 나오라는 식으로 재촉했다.

    생활관 배치

    권율 장군

      어미 오리를 따라다니는 새끼 오리마냥 훈련병 조교를 졸졸 뒤쫓아 다녔다. 해가 져버린 부대는 너무 어두웠다. 언제쯤 생활관에 도착해서 쉬려나 생각이 들기 시작하던 찰나에 딱 생활관에 도착했다. 생활관 쪽문 앞에 앉아서 다들 개인 소지품을 검사 당했다. 이때 휴대폰을 제출했다. 뿐만 아니라 상비약, 담배 그리고 날카로운 물품 등도 함께 제출했다. 의약품은 가루라서 이걸로 기도를 막아 자살소동을 일으키는 경우가 있어서 그렇다고 했다. 여기서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 지체 되었다. 내가 배치 받은 생활관은 권율 생활관이였다. 도착을 하니 18시 정도 되었다. 너무 피곤하고 배고팠다.

      생활관에 도착을 해서도 개인신상을 기록하는 종이를 받아서 서류를 작성했다. 교번은 이때 부여 받았다. 150번을 받게 되었다. 서류를 적고나서 같은 방을 쓰게 된 인원들과 있었는데 어색한 적막만이 흐를 뿐이였다. 본래 사운드가 비는 것을 싫어하기에 대충 눈 앞에 보이는 사람들한테 어디서 오고 나이는 어떻게 되는지 정도의 간단한 정보를 물어봤다. 서로 얘기를 하기 시작할 무렵 저녁 식사 시간이 되어서 줄을 맞춰 생활관 앞으로 집합했다. 아직 부대 물품을 보급 받지 못했기에 다들 각자의 개성을 뽐내며 식사를 마쳤다. 몇몇은 아직도 두발을 정리안한 인원도 보였다.

    훈련소에서의 첫밤

      하루종일 낯선 사람들과 환경 속에서 있다보니 엄청 긴장해 있었다. 어찌 되었건 간에 입영의 하루가 끝났다. 아직 다들 어색해서 그런지 아무런 대화도 없이 고요했다. 날을 새서 그런지 슬슬 잠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드디어 내 국방부의 시계도 흘러가기 시작했다. 나도 친구들처럼 무사히 전역을 할수 있을까. 카투사의 환경은 여기와 얼마나 다를까. 너무 많은 생각들이 들었다. 그래도 우선 들어왔으니 사회에 있을때 처럼 불안하진 않다. 잡스러운 생각을 조금 하다 이내 금방 깊이 잠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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